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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부동산에 자산 몰방했다면 낭패 볼 수 있다

鶴山 徐 仁 2014. 1. 16. 18:57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의 생활자금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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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경영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E-mail : kyoungyoung.jang@samsung.com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금융학을..
     

  •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70%는 부동산. 60대 이상은 부동산 비중이 80% 넘어.

    얼마 전 조선일보(2013년 11월26일 B04면)에 보도된 은퇴자 정모(68)씨의 사연은 가계 자산의 부동산 편중으로 은퇴자가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기업에서 임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정씨는 경기도에 시세 5억5000만원 정도의 아파트를 갖고 있다. 그는 암에 걸린 아내의 병원비로 쓸 1억원을 대출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거절당했다. 첫째 아들의 전세자금으로 대출받은 1억원을 못 갚긴 했지만, 담보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정씨는 황당했다. 은행 담당자는 담보는 충분하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 따라 소득이 없으면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신문 기사에 정씨의 정확한 자산 내역이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목돈이 필요해서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는 상황에서 자산이 부동산에 편중돼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계 자산의 부동산 편중은 정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2년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69.9%는 부동산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 비중도 높아져 30대 56.2%, 40대 65.2%, 50대 71.3%, 60대 이상은 81%에 달한다. 이 조사에서 노후 준비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들 중 ‘잘 돼 있지 않다’(33.8%), ‘전혀 돼 있지 않다’(20.6%)고 답한 비율은 절반이 넘었다.

    이처럼 노후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나마 자산은 부동산에 편중돼 있으니, 정씨 같은 어려움을 겪을 사람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부닥친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사는 집보다 주택 가격이나 전세 보증금이 싼 집으로 이사하는 주택 ‘다운사이징’이다. 정씨처럼 대출을 받고 싶어도 거절당하거나, 이미 대출이 많아서 원리금 상환이 힘들어 비자발적으로 주택을 다운사이징 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 전에 미리 자발적으로 주택을 다운사이징 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주택 가격이나 전세 보증금이 싼 집으로 이사하면, 아무래도 내부 시설이 나쁜 집을 선택해야 하거나 주거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주택 다운사이징을 비자발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면 고통은 더욱 크게 마련이다.

    이런 고통을 피하려면 은퇴 후 주거계획을 세울 때, 부동산과 금융 자산 간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과 금융 자산의 적절한 균형을 통해 정씨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예전처럼 부동산에 투자해서 부를 축적하려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하지만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부동산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금융 자산의 비중을 높여 인생 100세 시대를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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