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對北 관련 자료

[장성택 전격 처형] "인민생활 파국…" 김정은 경제 실패를 장성택에게 덮어씌웠다/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3. 12. 14. 21:06

[장성택 전격 처형] "인민생활 파국…" 김정은 경제 실패를 장성택에게 덮어씌웠다

  • 정우상 기자
  •  

  • 김진명 기자
  •  

     

     

    입력 : 2013.12.14 03:00

    - 판결문, 정책 실패 자인한 셈
    화폐개혁·평양 10만세대 건설, 장성택이 "내 죄" 밝혔지만 강성대국 실패 드러낸 것

    - 對中 경협까지 비판
    "張, 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 땅 팔아먹은 매국 행위"

    북한은 13일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의 판결문에서 경제정책 실패를 자인(自認)하면서, 김정은김정일 후계자로 공식 내정됐던 2009년 1월 이후의 정책 실패 책임을 장성택에게 돌렸다.

    '강성대국' 실패 자인

    장성택의 판결 기사에는 '경제'란 말이 8번, '경제와 인민생활 파국'이란 표현이 2번 등장한다. 표면적으로는 장성택의 죄상을 적시했지만, 동시에 북한 경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인민 생활이 악화됐다고 인정한 셈이기도 하다.

    
	작년 8월 1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북한 장성택(앞줄 왼쪽) 노동당 행정부장과 중국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이 압록강 하구 황금평과 위화도, 청진 위쪽 나선지구 공동 개발을 위한 관리위원회를 설치키로 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작년 8월 1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북한 장성택(앞줄 왼쪽) 노동당 행정부장과 중국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이 압록강 하구 황금평과 위화도, 청진 위쪽 나선지구 공동 개발을 위한 관리위원회를 설치키로 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신화 뉴시스
    판결문에는 장성택이 "수도 건설과 관련한 사업 체계를 헝클어놓아 (중략) 평양시 건설을 고의적으로 방해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는 2009년부터 장성택이 주도했던 '평양시 10만 세대 살림집 건설운동'이 자금 부족으로 2만 세대를 건설하는 데 그쳤던 책임을 물은 것으로 2012년 '강성대국' 약속의 실패를 자인한 것이다. 장성택은 "2009년 만고역적 박남기 놈을 부추겨 수천억원의 우리 돈을 남발해 엄청난 경제적 혼란이 일어나게 하고 민심을 어지럽히도록 배후 조종한 장본인"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북한은 2009년 화폐개혁을 단행했으나 인플레이션으로 민심의 반발만 불렀고 책임자 박남기 전 노동당 재정계획부장은 처형됐다.

    軍部의 분노 묻어나

    판결 내용에는 "외부 세계에 개혁가로 인식된 추악한 몰골"이란 표현처럼 장성택이 주도해 온 개혁·개방 정책에 대한 강한 비판도 담겨 있다. 또 "군대와 인민의 깨끗한 충정과 뜨거운 지성이 깃들어 있는 물자들까지도 중도에 가로채"라든가 "인민군대에까지 마수를 뻗치려고 집요하게 책동했다"는 내용처럼 군부(軍部)의 분노가 묻어나는 곳도 여러 군데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판결문에 군(軍)의 분노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아 경제적 이권이 되는 사업에 다시 군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택 판결문에서 자인한 북한의 경제정책 실패 사례 정리 표
    이날 북한은 우리 측에 개성공단 회의를 제안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 대표와 주요 20개국(G20) 일부 국가 차관의 개성공단 방문 제의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경섭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고 당분간 대외 관계에 정상적으로 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성택처럼 정치와 경제 정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져 내부 노선 투쟁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불투명한 北中 관계

    대표적 친중(親中) 인사였던 장성택이 사라지면서 북중 관계도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은 이날 장성택이 주도했던 중국과의 경협을 문제 삼았다. 북은 "장성택은 석탄 등 지하자원을 팔아먹었다" "나선(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의 토지를 50년 기한으로 외국에 팔아먹는 매국(賣國) 행위"라고 했다. 북은 2010년 김정일의 중국 방문 이후, 나진항 4~6호 부두의 사용권을 중국에 내줬고, 작년 8월 장성택의 방중 이후 나진 특구는 경협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중국 학자들은 "장성택 처형은 북한 내부의 문제로 중·북 관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중 관계에서의 장성택 역할이 경제 부문에 집중돼 있어 정치, 안보 분야에서 북·중 관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오히려 북중 관계의 변수는 김정은 체제에서도 계속되는 핵실험 같은 도발이다.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북중 관계의 핵심은 장성택이 아니라 북의 태도 변화"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 이후 대외적으로 정권의 안정을 과시하기 위해 중국 방문을 추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은 "핵실험 중단이나 6자 회담 복귀 같은 중국의 바람을 충족시켜야 중국 방문이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