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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育.學事 關係

교수 停年보장 했더니… 論文 평균 30% 줄어/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3. 11. 17. 16:11

교수 停年보장 했더니… 論文 평균 30% 줄어

조선일보 | 양승식 기자 |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양지호 기자 |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2013.11.14 00:56

- 시간 지날수록 논문 덜 써
서울대 정년보장 4년 지난 교수들, 논문 제출數 절반 가까이 떨어져

- 본래 취지는 안정적 연구 지원
해외선 정년보장 교수 실적 더 좋아… 국내 국립대는 전북대만 논문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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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정년 보장(테뉴어·tenure)을 받은 서울대 교수들의 논문 실적이 정년 보장 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뿐 아니라 주요 국립대 교수 전체의 논문 실적도 정년 보장 후 4년 만에 평균 30%가량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정년 보장 교수들이 논문을 제대로 쓰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통계로 증명된 것은 처음이다. 학계 전문가들은 "외국 유명 대학들의 경우 정년을 보장받아 안정적 연구 기반과 대학원생 연구 인력 등이 확보되면 더 많은 연구 성과를 내놓는데 우리 대학 교수들은 정년 보장 이후 나태해지며 연구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이 서울대 및 거점 국립대학들로부터 제출받은 '서울대 및 주요 국립대학 논문 관리 실적'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정년을 보장받은 서울대 교수들의 논문 실적은 정년 보장 이전 1년 동안 6.7편 수준에서 4년 만에 3.9편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서울대 교수 381명 중 79%인 301명이 정년 보장 이후 논문 실적이 나빠졌으며, 특히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은 123명 중 85.4%가 정년 보장 이후 논문 제출 실적이 나빠졌다. 의대 A교수는 정년 심사 이전에 연평균 22.7편의 논문을 썼으나 4년 뒤 연평균 1.5편만을 썼고, 인문계열 B교수는 정년 심사 전 연평균 4.1편의 논문을 썼으나 4년 뒤에는 단 한 편의 논문도 제출하지 않았다.

주요 거점 국립대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였다. 강원대가 정년 보장 이전 1년 전 연평균 논문 수 5.5편에서 정년 보장 이후 4년째에 2.1편으로 줄었고, 충남대가 6.6편에서 2.5편으로 줄어드는 등 9개 국립대학에서 논문 제출 편수가 30% 내외 하락했다.

정년 보장 후 교수들의 논문 제출이 늘어난 곳은 전북대가 유일했다. 전북대 교수들은 정년 보장 전 연평균 1.8편의 논문을 제출했으나 정년 보장 심사가 통과된 뒤 4년이 지나 4.4편으로 3배가량 늘어났다. 전북대 차연수 기획처장은 "우리도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가 3년 동안 논문을 한 편도 안 쓰는 현상이 있었지만 2008년부터 교수들에게 2년에 1편, 1년에 50% 지분(공저자가 2명일 경우) 이상의 논문을 쓰도록 제도적으로 강제한 뒤 논문 실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북대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교수를 신임 교수 채용 전공심사위원회에서 제외하는 강수도 뒀다. 차 처장은 "정년 보장이 되면 연구보다는 강의에만 주력해야 한다는 것도 옳지 못한 얘기"라며 "충분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강의에 모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서울대 자연계열 교수는 "정년 보장 제도의 목적은 안정적으로 연구에 전념하도록 해 의미 있는 연구 실적을 내도록 하는 것"이라며 "40대 후반에 주로 정년 보장을 받는데 나이가 들어 논문 생산성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반면 한 인문계열 교수는 "특히 문과의 경우 논문의 양보다는 질로 평가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을 내놓기도 했다.

박성호 의원은 "정년이 보장된 교수들도 연구 실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