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141조 빚에 파묻혀도… '아방궁' 청사 짓는다
입력 : 2013.11.15 01:00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총 141조7310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다. 자본금(31조원)의 4.5배를 웃도는 규모다. 하루에 이자만 123억원을 내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부채를 다 갚는데 73년이 걸린다.
LH는 2010년 이후 매년 부채가 2조~3조원씩 증가하고 있음에도 빚을 더 내 호화청사를 짓고 임직원들에게 성과급 파티를 벌여왔다. LH는 내년 말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이전하기 위해 총 3700억원 규모의 지하 2층, 지상 20층 규모의 신사옥을 건설 중이다. 현재 성남 분당 사옥(7만2011㎡)의 두배 규모다. 문제는 기존 성남 오리·정자 사옥을 매각이 안되면서 건설비용 45%를 빚을 내 짓고 있다.
- ▲ LH의 진주 신사옥 모습/조선일보 아카이브
LH는 작년 임직원 전체에 성과급을 900억원 가량 지급했다. 임직원도 기획재정부가 허가한 정원 6100명보다 많은 6684명이었다. 특히 LH는 과거 1~2급 직원을 전문직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연봉은 731만8000원이다. 총 급여액은 200여억원에 이른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 중 급여와 성과급 등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곳은 32조원의 부채에 허덕이는 가스공사다. 지난해 가스공사 사장의 연봉은 3억원을 기록했고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도 80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기관장 성과급은 1억8100만원이었다. 가스공사는 또 대구에 무려 2869억원이 투입된 초호화 청사를 지어 최근 국감에서 지적을 받았다. 신입사원의 연봉 인상률도 최고 수준이었다.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한전과 가스공사의 경우 지난해 신입사원들의 2년차 연봉인상률은 무려 65%였다.
◆ 공기업 재무 상황, 얼마나 심각하나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빚 많은 12개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공기관 재무 상황과 향후 구조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 조선일보 아카이브
우리나라 공공기관들의 재무 상황은 얼마나 심각할까. 전체 295개 공공기관의 총 부채는 493조원이다. 2008년 이후 4년만에 200조원 가량 증가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 중에서는 한국도로공사(25조3000억원), 한국철도시설공단(17조3000억원), 코레일(16조원), 수자원공사(13조8000억원) 등이 천문학적 부채를 떠안고 있다.
산업부 산하 41개 공기업·기관의 부채 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8조1680억원에 이른다.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62.8%에 달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036460) (60,300원▼ 500 -0.82%), 한국전력공사(015760) (28,450원▲ 50 0.18%)등 에너지 관련 주요 공기업들의 부채가 많다. 한전의 지난해 부채 총액은 95조886억원으로 전체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32조2527억원, 한국수력원자력은 24조7073억원, 석유공사는 17조9831억원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부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기업 직원들의 호화 생활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경우 최근 2년간 이사회 26번 가운데 9번을 특급호텔에서 열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코트라 등은 해외로 나갔다. 이사진 대부분은 항공기를 탈때 고가의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이사회 두번 여는데 든 비용만 7500만원이었다.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기관장은 각각 8100만원, 1억1300만원의 성과급을 챙겼다. 가스공사의 경우 임원 성과급도 7200만원, 직원은 1600만원에 달해 전 공공기관 가운데 단연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 한수원은 신입사원 연봉을 34%나 인상했다.
- ▲ 조선일보 아카이브
◆ 파티 끝난 공기업들, 강도 높은 자구책 내놓을 듯
LH나 수자원공사, 석유공사 등 부채가 많은 공기업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부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없다는 점이다. 공기업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 점도 문제다.
LH는 사채를 동결하고 보유하고 있는 토지와 아파트 판매량을 늘려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토지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7년에는 부채가 17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수자원공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4대강 수변공간을 개발해 부채를 탕감하고 싶어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녹록하지 않다.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승소를 통해 부채 1조원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영효율화를 통해 초과정원 1101명을 올해 안에 일괄 해소시켜 재무상황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두 방안 모두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석유공사의 경우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최근 몇 년간 빚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5년간 해외에서 석유를 개발한다며 인수합병(M&A)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수입은 약 2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부채 규모는 약 5조원에서 19조원(올해 6월 기준)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은 73%에서 173%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송두한 농협경제연구소 거시금융연구실장은 “LH 등 공기업 부채는 구조적인 문제로 쌓인 경우가 많다. 사업이 수익이 날 경우 부채 규모가 감소했겠지만 이미 구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정부의 자금 지원외에는 달리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 공공기관 재무구조 개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현오석 경제부총리/조선일보 아카이브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파티는 끝났다’ 며 강한 어조로 공기업 재무 상황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만큼 대대적인 임직원 감원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부채가 가장 많은 LH를 비롯해 에너지 공기업 일부는 임원의 4분의 1 가량을 줄이고 연봉을 삭감해 재무개선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채 증가를 주도한 12개 기관은 연말까지 부채 관련 내용을 낱낱이 밝힐 예정인데다 자구노력이 미진할 경우 각종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예상보다 강한 내용의 자구 노력 방안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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鶴山 ;
도덕불감증이 극에 달하고 있는 공기업의 실태를 보노라면, 국민의 돈은 완전히 공돈이라는 개념이 3부의 기관 모두가 한통속으로 손발이 잘 맞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경영체제가 가장 합당한 체제라는 것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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