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주는 밍밍? 제주 보리로 만든 건 달라요"
입력 : 2013.05.14 03:03
[제주서 제주産 보리로 맥주 만드는 스페인男 보리스 데 메조네스]
"한국인 아내 고향에서 내 꿈인 브루펍 열어… 세계맥주품평대회서 수상도
한국 사람들 내 이름 보더니 맥주 만들기 위해 태어났대요"
보리스 데 메조네스(De Mesones ·51)는 제주도에서 제주산(産) 보리로 맥주를 만드는 스페인 남자다. 이 맥주를 가지고 세계적 맥주 품평 대회에서 은상(銀賞)을 두 번이나 차지했다. "이름(보리스)부터 맥주를 만들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고 하자 그는 "알고 있다. 만나는 한국 사람은 모두 그 얘기를 한다"며 웃었다.
그는 본래 경제학도였다. 스페인의 대학과 영국의 경영대학원(MBA)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런던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주식 중개인으로 일했다. 그러다 런던의 브루펍(brew pub·업장에서 직접 만든 맥주를 판매하는 술집)에서 맥주의 매력에 빠졌다. "경제학적으로 분석해봐도 괜찮은 사업이었습니다. 단 주인이 맥주 만드는 법을 알아야 하겠더라고요." 브루펍을 차리겠다는 목표로 잘 다니던 은행을 관뒀다. 친구와 친지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저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니까요."
그는 본래 경제학도였다. 스페인의 대학과 영국의 경영대학원(MBA)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런던에서 고액 연봉을 받으며 주식 중개인으로 일했다. 그러다 런던의 브루펍(brew pub·업장에서 직접 만든 맥주를 판매하는 술집)에서 맥주의 매력에 빠졌다. "경제학적으로 분석해봐도 괜찮은 사업이었습니다. 단 주인이 맥주 만드는 법을 알아야 하겠더라고요." 브루펍을 차리겠다는 목표로 잘 다니던 은행을 관뒀다. 친구와 친지들은 "미쳤다"고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저는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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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스 데 메조네스씨가 제주시에 있는 자신의 브루펍 양조장에서 갓 만든 맥주를 따라 시음하고 있다. 데 메조네스씨는“제주 보리로 만든 맥주는 거품이 쉬 꺼지지 않아 맛과 신선함이 오래 보존된다”고 말했다. /한준호 영상미디어 기자
데 메조네스는 제주에서 나는 보리를 이용해 세 가지 맥주를 만든다. 그는 "수입 보리가 너무 비싸서 제주 보리를 쓴 건데 결과적으로는 더 나은 결정이 됐다"고 했다. "브루어리가 여기저기 소개되면서 요즘은 서울·부산 등 제주도가 아닌 외지 손님도 많이 오세요. 우리가 제주산 보리로 맥주를 만들기 때문이지요. 다른 곳과 똑같이 외국 보리를 썼다면 오시겠어요?"
최근 국내 맥주 소비자 사이에선 "한국 맥주는 밍밍하다"는 불만이 크다. 한 대형 맥주 제조업체에서는 맥주 원료인 맥아(보리) 함량을 공개하기도 했다. 데 메조네스는 "맥주 맛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홉(hop)"이라고 했다. 홉은 뽕나무과 덩굴풀로 그 열매가 맥주 특유의 쌉쌀하면서도 상쾌한 맛과 향을 내는 원료이다. "홉은 가격이 비싸요. 품질이 좋은 홉일수록 더 비싸지요. 그래서 홉을 충분히 넣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맥주를 장기간 유통·보관해도 상하지 않게 하려면 여과를 많이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맥주의 풍미가 떨어집니다."
데 메조네스는 "한국의 맥주 애호가들이 더 맛있는 맥주를 더 다양하게 즐기려면 브루펍이 늘어나야 하지만 제약이 많다"고 했다. "브루펍은 상당한 규모 이상이 아니면 업장 밖에서 맥주를 팔 수 없어요. '맥주가 상해서 국민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 스페인 등 유럽의 선박들은 장기 항해에 나설 때 물 대신 맥주를 실었어요. 물은 7~8일이면 상하지만 맥주는 3개월까지도 거뜬하거든요. 그러니 매장 안에서만 맥주를 팔라는 규정은 타당하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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