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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짧게 끊어 분 강풍, 적은 비… 최악 피해는 면했다/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2. 8. 29. 07:07

박은호 기자 이재준 기자

입력 : 2012.08.29 03:03

[위력은 초강력이라더니… '이상한 태풍, 볼라벤' 왜?]
① 강풍 지속 시간 짧았다 - 10분간 불었던 평균 풍속… 곤파스 14m, 볼라벤 10.5m
② 비도 적게 왔다 - 곤파스 40~150㎜ 호우, 볼라벤 0.5~40㎜에 그쳐
10명 사망, 176만가구 정전^ 8만t급 화물선 두 동강

제15호 태풍 '볼라벤'(BOLAVEN· 라오스의 고원 이름)은 명색만 초강력 태풍이었나. 28일 북한 내륙 지방에 상륙해 중국 대륙 쪽으로 올라간 태풍 볼라벤이 안긴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는 작고, 태풍의 강도 역시 "실제 세기에 비해 체감도(體感度)가 낮았다"는 반응이 많다.

서울·수도권에서 볼라벤의 위력은 2010년 9월 2일 서울을 강타한 곤파스와 맞먹었고 사망자·이재민·정전 등 피해 규모도 엇비슷했다. 곤파스 때 사망자는 6명, 이번엔 10명(오후 10시 현재)이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가로수 피해였다. 곤파스 때는 서울 가로수가 2298그루나 줄줄이 뿌리째 뽑혔던 반면 이번엔 33그루에 그쳤다. 전국적으로는 1만427그루(곤파스)와 7461그루(볼라벤)였다.

서울·수도권에 나타난 '최대 순간 풍속(순간적으로 획 분 바람의 속도)'은 두 태풍 모두 초속 26~33m로 비슷했다. 그런데도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기상 전문가들은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강풍이 지속된 시간의 차이였다. 서울에서 순간적으로 분 바람의 최대 풍속은 30m 안팎으로 비슷했지만 '최대 풍속'(10분간 분 바람의 평균 풍속)은 곤파스(초속 14m)가 볼라벤(10.5m)보다 훨씬 높았다. 기상청 장현식 통보관은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려면 강풍이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볼라벤은 곤파스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강수량 차이도 컸다. 당초 수도권에 100~150㎜ 호우가 예상됐던 볼라벤의 실제 강수량은 0.5~40㎜에 그쳐 곤파스(40~150㎜)보다 적었다.

연합뉴스·뉴스1

그러나 볼라벤은 곤파스보다 반경(半徑)이 훨씬 큰 대형 태풍이었다. 태풍의 중심이 서해상을 따라 이동했지만 강풍의 영향은 남부 지방이 28일 밤까지, 중부는 29일 아침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태풍 강도에 대한 체감도는 낮았지만 볼라벤은 전국 곳곳에서 큰 피해를 일으켰다. 28일 오전 10시 15분쯤 경남 사천시 신수도 연안에는 길이 270m, 너비 40m 7만7458t급 석탄 운반선이 두 동강이 난 채 강풍에 밀려 떠내려 왔다. 선박 안에는 한국인 선원 9명과 필리핀인 선원 9명 등 18명이 타고 있었는데 선미(船尾) 조타실에 모여 인명 피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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