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걷다가 "악" 지금 한국엔 공포스러운 일이… 전국 볼라벤 피해 속출/ 조선일보

최연진 기자

입력 : 2012.08.28 14:46 | 수정 : 2012.08.28 15:46

초강력 태풍인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28일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전국에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중국 어선 좌초로 사망·실종된 16명을 포함, 태풍으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오후 3시 현재까지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인명피해 속출
2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40분쯤 제주 서귀포시 화순항 인근 해상에서 중국어선 2척이 전복돼 선원 33명 중 4명이 숨지고 12명이 실종됐다. 나머지 17명은 구조됐다.

28일 새벽 2시께 서귀포시 화순동 동방파제 약 1.8㎞ 해역에서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중국 저인망 어선이 좌초된 가운데 서귀포해경이 좌초된 선박에서 중국선원들을 구조하고 있다. /뉴시스

태풍으로 인한 사망·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오후 12시13분쯤 광주 서구 유덕동의 한 도로에선 임모(89)씨가 쓰러지는 교회 종탑에 깔려 숨졌고, 오전 11시10분쯤엔 전북 완주군의 한 주차장에선 아파트 경비원 박모(48)씨가 강풍에 날아온 컨테이너 박스에 깔려 숨졌다. 앞서 오전 10시20분쯤 전북 임실군 성수면의 한 국도에선 5t 화물트럭을 운전하던 범모(50)씨가 강풍 때문에 쓰러진 나무를 치우려다가 또 다른 나무에 깔려 숨졌다.

오전 9시37분쯤 경기 안산에선 피혁공장 직원 선모(38)씨가 강풍에 날린 천막 지붕에 다리를 맞아 왼쪽 발목이 부러졌다. 또 대구 달서구 도원동에선 등교하던 고교생 이모(18)양 등 2명이 넘어지는 가로수에 다치는 등 전국에서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정전·침수·파손 등 피해도 잇따라
태풍으로 인한 정전도 잇따랐다. 강한 바람에 고압선이 끊어진 데다, 변압기도 고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제주(2만2166호), 광주ㆍ전남(16만1932호), 전북(5615호), 대전ㆍ충남(4972호), 경남(2049호), 충북(1017호) 지역 등에 전기가 끊겨 모두 43만7453가구가 정전됐다. 한전은 비상근무 인력을 투입해 87%에 해당하는 38만3526가구에 전력 공급을 재개한 상태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는 공장 지붕이 날아가거나 순간 정전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산단 내 한전 변압기 파손으로 인해 이날 오전 6시 55분쯤 1~2초 정도의 순간정전이 발생하며 LG화학, 한화케미칼, 대림산업, 금호석유화학, 여천NCC, 호남석유화학 등 6곳의 조업이 중단됐다.

또 전남과 제주에서 주택 16동이 파손되고 5동이 침수됐다. 강진 1가구, 해남 9가구, 영암 1가구 완도 1가구, 진도 2가구, 제주 4가구, 서귀포 3가구 등 모두 21가구에서 54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마을회관이나 친척집 등으로 긴급 대피했으며, 제주와 광주, 경남 등에서는 교통신호기 및 가로등 파손도 이어졌다.

태풍 볼라벤이 전북에 상륙한 28일 오후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의 한 아파트 상가 주차장의 한 차량이 강풍에 날아든 상가 구조물에 눌려 파손됐다. /연합뉴스

▲서울도 피해 사례 증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서울에선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들어가기 전인 오전 8시20분쯤 지하철 1호선 열차가 갑자기 멈춰 섰고, 오전 9시쯤 송파구 삼전동 주택가 일대 30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등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속속 나타났다.

오전 10시쯤 성동구 용답동에선 길을 가던 윤모씨가 강풍으로 떨어진 간판에 머리를 맞고 병원으로 후송됐고, 종로 1가에서는 바람에 신호등이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인근 1개 차로를 통제하고 복구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인근에서도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덮쳤다. 이 밖에도 율곡로와 안국동 사거리, 북안산길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가로수가 넘어지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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