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성직자가 타락하는 세 가지 이유(4)] 김진홍의 아침묵상

鶴山 徐 仁 2012. 6. 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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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직자가 타락하는 세 가지 이유(4)

2012-6-1

나는 지금 71세이다. 30세에 개척사역을 시작하여 지난해로 40년을 채우고 70세에 은퇴하였다. 그러나 은퇴하였지만 일을 멈춘 것은 아니다. 구리에서 동두천으로 옮겨 다시 일을 시작하였다. 앞으로 10년을 더 열심히 일하여 80세에 이르러 50년 목회를 채우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40년간의 목회를 돌아보며 깊이 반성하는 바가 있다.

 

30세에 빈민촌에서 개척을 하던 시절에는 마을 청년들과 넝마주이를 함께 하며 개척자로 일하는 생활을 하였다. 넝마주이 들통을 메고 하루 종일 쓰레기통을 뒤지며 쓸 만한 물건을 건져서는 저녁나절에 팔아, 굶고 있는 가정들에게 밀가루를 사다 주는 일을 하며 지냈다. 그리고 청계천 빈민촌이 철거된 후에는 철거민들과 화성군 남양만 간척지로 집단 귀농하여 마을을 이루고, 교회를 세우며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일꾼으로 살았다. 그러는 동안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40대 중반이 되던 때부터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강사로 초청을 받게 되어, 교인들과 함께 땀 흘려 노동하며 살아가던 삶의 방식이 바뀌게 되었다.

 

노동현장을 떠나 말쟁이로 나서게 된 것이다. 그렇게 50대와 60대를 보내는 사이에 나 자신의 정체성(自己正體性,Self Identity)을 많이 상실하게 되었다는 반성이다. 그런 반성을 하면서 이제 70년대에 들어서면서 ‘30대에 출발하던 때의 마음가짐으로 되돌아가야지’ 하는 다짐을 하게 된다. 또한 청계천 빈민촌에서의 빈민선교 시절이 나에게는 초대교회 시절이기 때문에 ‘그 시절로 되돌아가야지’하는 마음도 함께 먹고 있다. "어떻게 그 시절로 되돌아 갈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요즘 나의 기도제목이자 화두(話頭)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