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2월 23일] 김진홍의 아침묵상

鶴山 徐 仁 2012. 2. 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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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2012-2-24

2월 23일은 나에게는 특별한 날이다. 해마다 이 날을 맞으면 금식하며 기도하여 왔다. 1974년 2월 23일부터이다. 그때 나는 서대문 구치소에서 정치범으로 수감되어 있었다. 성직자 33명을 모아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한 죄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해 그 날은 지독스레 추운 날이었다. 내가 수감되어 있는 방은 0.7평의 좁은 방에 햇빛조차 들지 않는 방이었다. 추위가 너무 심하게 되니 다리뼈가 뒤틀리듯 하며 통증이 오는 정도였다. 나는 추위를 이겨보려고 뜀박질을 하고, 기도를 하고 찬송을 부르는 일을 되풀이 하였다.

그러던 중에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성경에서 “불(火)”자를 찾으며 추위를 이겨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하여 처음 찾은 “불(火)”자가 출애굽기 3장에서 모세가 호랩산 기슭에서 양떼를 돌보고 있던 때에, 떨기나무에 깃든 불을 보았던 기록이었다. 그렇게 시작하여 성경에 나오는 “불(火)”자를 샅샅이 찾기 시작했다. 신약성경에 이르러 누가복음 12장에서 다음 구절을 찾게 되었다.

“내가 불을 땅에 던지러 왔노니 이 불이 이미 붙었으면 내가 무엇을 원하리요” (누가복음 12장 49절)

이 말씀을 읽게 된 나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이 땅에 불을 던지러 오신 예수님 저가 지금 너무 추워 감당을 못하겠습니다. 저에게 불을 던져 주시옵소서” 이렇게 기도 드리며 “불(火)”자 찾기를 계속하다 찾은 “불(火)”자가 사도행전 2장 첫머리에 나오는 “불(火)”자였다. 마가 다락방에 모인 무리 120명에게 하늘로부터 불이 임하여 성령 충만하게 됨으로, 교회가 시작된 말씀이다. 이 부분을 읽을 때에 온 몸에 성령의 불이 뜨겁게 임하고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기쁨과 감사가 솟아오르고, 입술에 찬양이 터지는 것이었다.

74년 2월 23일 이 날을 기념하며 올 해로 38년째. 해마다 이 날을 맞으면 금식하며 그 날에 받은 은혜와 감격을 위해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