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갈등이 하늘로 확산돼 우발적인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7일, 지난 9월 센카쿠 열도에서 발생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중국 어선과의 충돌 사건 이후 이 지역에 중국 측 선박 외에도 군용기들의 출현이 급증했으며, 이중 일부는 대응 발진한 일본 측 항공기에 전례없이 접근하는 등 위협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의 출현으로 인한 일본 항공자위대의 스크램블이 올해 들어서만 44회에 이르는 등 지난 5년간 최고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센카쿠 충돌 사건 직후 이 지역에 해상자위대 소속 P-3C 해상초계기를 비롯해 이를 개조한 EP-3 전자전기, OP-3 영상정보수집기 등을 집중투입해 연일 감시비행에 나서고 있다.
또 항공자위대도 YS-11EB 전자전기를 동원해 중국 측의 레이더 작동을 방해하는 등 강도 높은 감시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이들의 감시비행이 일본측 방공식별구역(ADIZ) 안쪽에서 실시되고 있으며, 중국 측은 지금까지 식별구역 바깥에서 대응비행을 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충돌 사건 이후 식별구역을 침범하는 사례가 급증해 항공자위대의 F-15 전투기가 스크램블도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보다 넓은 개념으로, 영공 방어를 위해 외곽의 일정구역에 설정되는 공중구역이다. 이 구역에 진입하는 모든 항공기는 해당국가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동맹국이 아닌 경우 종종 무시돼 긴장이 고조되기도 한다.
미일 합동훈련이 실시됐던 지난 7일에도 국적불명의 항공기가 ADIZ를 침범하자 오키나와에 전개됐던 전투기가 스크램블했으며, 육안식별 결과 중국 해군의 Y-8 해상초계기로 확인되기도 했다.
일본 측 관계자들은 “중국 군용기의 조종사들은 기량이 부족해 비행이 난폭하다.”면서 “이대로 긴장이 고조될 경우 지난 2001년처럼 항공기간의 충돌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1년 4월에는 중국의 ADIZ에서 신형 전투함을 정찰하던 미 해군 EP-3C 전자전기가 중국 전투기와 충돌해 하이난성에 비상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미국이 승무원과 기체의 반환을 강력히 요구했음에도 중국이 조사가 먼저라며 이를 거절, 긴장이 고조됐다.
특히 승무원 24명의 경우 억류된지 11일만에 석방됐으나, 최신 정찰장비가 실려있던 기체는 석달만인 7월 중순에야 미국이 파견한 기술진에 의해 분해된 뒤 반환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정찰장비를 임의로 해체한 정황이 포착돼 양국 관계가 수교 이후 최악으로 치닫기도 했다.
사진 = 중국 해군(Y-8 초계기)
서울신문 M&M 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