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손짓언어에 얽힌 우스갯소리도 많다. "2차대전 때 영국 첩보부가 이탈리아 간첩을 체포했다. 모진 고문을 했지만 간첩은 아무 말도 못한 채 죽어 버렸다. 양손을 묶어놓은 채 고문을 했으니 손짓언어를 쓰지 못해 불고 싶어도 불 수 없었던 것이다." 이탈리아 사람과 휴대폰에 관한 농담도 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줄 달린 휴대폰을 얼굴 높이에 걸어놓고 두 손을 써 가며 통화한다."
▶미국의 OK 사인은 다른 나라에서 통역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원래 돈을 의미한다. 프랑스에선 "별볼일없다"는 제스처다. 독일·브라질·아랍에선 아주 상스러운 신호가 된다. 몰타에선 동성애를 뜻하니 조심해야 한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지난 8일 국회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손가락질을 했다는 구설에 올랐다. 이 장관이 엄지손가락으로 어깨 뒤쪽을 가리키며 '나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나중에 이 장관은 "내 좌석 뒤편에서 끊임없이 욕을 퍼붓는 것이나 좀 중단시켜 달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장관이 엊그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농성 중인 서울광장을 찾았더니 한 야당 지지자가 엄지손가락을 내려 보이며 '꺼지라'는 신호를 보냈다. 입만 열면 소통을 외치던 여야가 이젠 입은 다물고 손가락질이나 하고 있다. 으뜸을 뜻하던 엄지손가락이 엉뚱하게 쓰인다. 손가락마저 곱는 추위가 닥치면 여야가 눈썹으로 얘기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