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제자가 있기에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니,나의 그릇이 크지 못하여
남보다 뒤늦게 대학 교단에서, 10여 년의 세월을
사랑하는 많은 제자들과 함께 하면서도
그들을 두루 아우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늘 나는 공개적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한 제자들을
편애하는 교수로 낙인이 찍혀져 있다는 걸 알면서도
애써 고칠려는 노력은 전연 하지 않은 채
학업에 열정이 없는 제자들을
호되게 꾸짖는 편이었다.
사제지간이라는 게 시대에 변화와 흐름에 따라서
예전의 우리가 상상했던 대학과는 많이 다르다지만
지난 날 나의 제자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그 누구 못지 않았다고, 지금도 자부하고 싶다.
하지만, 각론에서 실천방법마져 옳았다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나의 따뜻한 손 길이 닿지 못했던 제자들에게는
두고두고 많이 미안한 생각이더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내가 아끼고, 사랑했던 제자가 결혼을 한 후에도잊지 않고 부부가 함께 방문해 주고 있으니, 아주 실패한 스승의 반열은 아닌 가 보다 하고스스로 위안을 삼고, 교단을 지켰던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