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으로 인해 조갑제, 김동길, 변희재씨 등 범보수 인사들이 인터넷 여론재판 성격의 집중 공격을 받은 데에 이어 이번에는 대구 지역의 한 지역신문이 노 전 대통령의 유언 형식을 빌어 쓴 칼럼을 게재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매일신문>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김정길 논설위원은 1일자 칼럼 ‘천국에서 보내는 두 번째 유언’이 노 전 대통령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주로 이른바 진보좌파진영과 일부 시민단체들로부터 집중 비난을 받고 있다.
김 논설위원은 이 칼럼에서 “어쩌면 하늘나라에서 남은 우리에게 두 번째 유언처럼 당부의 말을 쓴다면 이렇게 써 보냈을지 모른다”며 서두를 시작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입을 빌어 그는 “대통령 노릇도 부족했고 修身齊家(수신제가)도 제대로 못 하고, 나라와 국민 여러분께 번듯하게 남겨 드린 것도 없는 저에게 방송들이 고맙게도 저의 모자란 모습들을 좋은 모습으로 보여줘 감사하다”며 그러나 “저는 천국에 와서 제 자신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영웅이 아니다”며 “저의 죽음은 왜적의 총탄을 맞고 쓰러진 이순신 장군의 호국의 죽음도 아니고 질병의 고통 속에서도 한글을 창제하다 병고로 쓰러지신 세종대왕의 愛民(애민)의 죽음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그토록 슬퍼해주신 사랑, 가슴 아리도록 고마울 뿐”이라며 “방송이나 인터넷은 더 이상 저를 마치 희생당한 영웅인 양 그리지 말아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영결식 당시 헌화하는 이 대통령을 향해 ‘사과하라’며 소란을 피운 백원우 의원을 가리키며 “외국인과 해외 TV가 중계되는 영결식장 앞에서 현직 대통령에게 고함을 지른 나의 옛 비서에게도 당부합니다. ‘자네 같은 친구를 비서로 썼던 내가 부끄럽다’고…”라고 간접적으로 비난했다.
그리고 이어서 “국민장이 끝났음에도 광화문에 분향소를 고집하고 곡괭이와 각목으로 국가경찰을 치는 분들, 그리고 ‘책임을 묻겠다’며 법무장관, 검찰총장 사퇴를 떠드는 민주당 후배들에게도 저는 충고하고 싶다”면서 “이 나라는 법치국가고 두 사람은 법치와 공권력을 지키기 위해 전직 대통령이었던 저까지 의혹이 있나 없나 수사대상으로 삼았다. 그런 용기와 원칙적 자세는 칭찬하면 했지 탓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서 “저의 반쪽이라시면서 ‘나도 똑같이 했을(자살) 것이다’고 하신 것은 큰 지도자가 할 말씀이 아니었다”며 “천국에 와 보니 그런 말씀은 저에겐 결코 위로가 아닌 화합을 깨고 분열을 부추기는 선동이란 생각이 들 뿐”이라고 비판했다.
김 논설위원은 노 전 대통령 유족에게도 “사랑하는 아들딸아, 검찰이 내 처지를 감안해 행여 수사를 중단하더라도 이 아비 모르게 미국 땅에 계약서 찢었다는 아파트 얻어 둔 게 정말 있다면 끝까지 되돌려 주거라”며 “그리고 엄마랑 함께 대우 南(남) 사장 유족을 찾아가 나 대신 위로와 사죄를 전하거라 그게 사람사는 도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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