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박근혜’‘형님 책임론’ 불가피
정종복, ‘반정종복 정서’ 넘지 못한 채 ‘박근혜 사진 1장’에 무너져
[폴리뉴스 김기성 기자 기사입력시간 : 2009-04-29 22:49:31
친이·친박 대리전 양상을 띠며 여권 내전(內戰)으로까지 확전된 경주 재선거는 ‘민심’이 승부를 갈랐다. 지난 18대 총선 패배 이후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모색하던 정종복 후보는 한나라당의 총력지원과 거미망 같은 하부조직을 가동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려 애썼지만, 지역 내 뿌리 깊은 ‘반정종복 정서’와 ‘朴風’을 넘지 못한 채 또 한 번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만 했다. 국회의원 의석 1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경주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함으로 인해 ‘정종복 카드’를 고집했던 ‘형님’ 이상득 의원의 책임론도 피할 수 없게 됐다. 53.8% 투표율, ‘민심’이 움직였다 경주는 ‘여론조사의 무덤’임을 확연히 증명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는 무소속 김일윤 후보를 맞아 각종 여론조사와 심지어 출구조사에서까지 여유 있는 격차를 보이며 승리를 장담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김일윤 후보가 당선되는 최대의 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폴리뉴스>를 비롯해 각 언론사들은 앞 다퉈 경주 재선거 여론조사결과를 내놓았고, 여론조사 공표 마감 전에 발표한 모든 여론조사에서는 정종복 후보가 정수성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반에는 朴風을 등에 업은 정수성 후보가 정종복 후보를 압도하며 치고 나갔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지난해 말 사실상 재선거 출정식이라 할 수 있는 ‘정수성 출판기념회’에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참석한 것이 결정적 계기. 그러나 곧이어 중앙당의 총력지원 속에 ‘지역발전론’을 내세우며 정종복 후보가 추격하는 반격 양상이 전개됐다. 지난 15일 실시한 <폴리뉴스> 1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보 지지도에 있어 정수성 34.2%, 정종복 33.7%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어 22일 실시한 <폴리뉴스> 2차 여론조사에서는 정종복 30.0%, 정수성 29.0%로 양 후보 간 격차는 1.0%에 불과한 ‘초박빙’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적극적 투표참여층의 후보 지지도에 있어서는 단순 지지도와 편차를 보였다. <폴리뉴스> 1차 여론조사에서는 정종복 38.2%, 정수성 37.5%의 초접전을 나타냈지만, 22일 2차 여론조사에서는 정수성 후보(42.4%)가 정종복 후보(30.2%)를 12.2%p 앞서며 당선에 한 발짝 다가서는 결과를 나타냈다. 투표 하루 전인 28일에 실시한 <폴리-모노> 3차 여론조사에서는 정종복 후보가 정수성 후보를 단순 지지도(38.1%-24.4%) 및 적극적 투표참여층 후보 지지도(44.2%-27.0%)에서 크게 앞서며 ‘조직’의 힘을 과시했지만, 이는 오히려 정수성 후보 지지층에 위기감을 고조시키며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결국 여론조사 특성 상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경주 지역민 특징을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고, 일반적으로 조직선거 양상을 띠는 재보선에 부동층이 대거 움직여 ‘민심’의 실체를 반영했다는 해석이다. 53.8%라는 최종투표율이 이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조직’을 무너뜨린 ‘바람’... ‘바람’의 실체는 ‘박근혜’ “당은 한나라당 아입니까? 그러나 정종복만큼은 아니제. 이명박이고 이상득이고 백날 밀어보이소. 될 줄 아나. 한 번 아이다 했으면 아닌 거제. 또 다시 밀어붙이면 안 되제. 경주시민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발전, 발전 하는데 우리는 자존심이 먼저라예”
<폴리뉴스>는 2월과 4월, 두 차례 취재진을 급파해 경주지역 민심을 탐방했다. 지역에서는 ‘반정종복 정서’가 확연했다. 정종복 진영 핵심관계자가 기자에게 “우리의 최대 적은 정수성 후보나 친박정서가 아니라 반정종복 정서”라고 토로할 정도. 여기에 ‘박근혜’ 바람이 경주를 또 한 차례 뒤덮쳤다. 친박계 서상기 의원은 29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경주시민들의 뜨거운 지지가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서 의원은 또 “애초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며 “그런데도 (정종복 후보로) 공천을 밀어붙인 것에 대해 책임론이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선거 패배의 잘못이 절대적으로 공천 실패에 있음을 지적했다. ‘박근혜 사진 1장에 한나라당이 무너졌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은 극대화됐지만, ‘형님’ 이상득 의원의 위상은 무너질 수밖에 없게 됐다. ‘민심’을 바탕으로 한 정치력과 ‘권력’을 바탕으로 한 정치력에 근본적 차이가 드러난 것. 이와 함께 지난 18대 총선에 이어 또 한 번 자당의 공식후보가 아닌 친박계 인사가 당선되는 결과가 이어지면서,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간 ‘내홍’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경주 재선거는 한나라당에 깊은 상처를 남기며 뜨거웠던 열기를 마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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