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은 홈페이지 글에서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나면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100만달러를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있는지, 박 회장이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500만달러를 송금한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등의 의혹이 제기돼 있다. 검찰의 서면 질의서도 이런 내용을 비롯해 방대한 분량의 질문을 담고 있다고 한다.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이 12억 5000만원의 특수활동비를 횡령한 사실을 언제 보고받았는지도 밝혀져야 하고 박 회장이 국내외 이권 사업에 개입한 사실을 알고도 돈거래를 했는지도 가려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회갑선물로 받은 1억원짜리 시계의 성격도 분명하게 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사건의 본질과 관련이 없으며 결국 검찰이 망신을 주려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1억원짜리 시계가 단순한 선물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납득할 국민들이 몇이나 될지 묻고 싶다.
노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죄를 하겠다고 했지만 무엇을 사죄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검찰이 제기하는 의혹들을 모두 진실이라고 시인하는 것인지, 그르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노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죄에 앞서 진실을 밝히기 바란다. 재임 당시에 했던 것처럼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는 게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할 도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