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간디의 둥근 테 안경

鶴山 徐 仁 2009. 3. 1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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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의 둥근 테 안경
 

 

지난 6일 오전(한국 시각) 뉴욕 경매에서 간디 유품들은 인도의 한 재벌에게 낙찰됐다.

경매된 물건들은 '인도의 상징' 마하트마 간디(Mahatma Gandhi)의

안경과 회중시계, 샌들, 밥그릇 등 그가 생전에 쓰던 것들이다.

간디의 트레이드 마크인 둥근 테 안경은 식민통치하에 있던 1930년대에

"이것은 나에게 자유 인도의 비전(vision of free India)을 주었다"면서

한 대령에게 선물한 것이고,

가죽 샌들은 1931년 인도 자치를 놓고 런던에서 원탁회의가 열렸을 때

자신의 사진을 찍은 영국군 장교에게 보답으로 준 물건이라고 한다.

한 달 전쯤 간디 유품이 경매에 오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11억 인도인들은 들끓었다.

인도 정부와 간디의 후손들이 간디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대했지만,

소장자인 미국인은 "인도 정부가 국방예산을 줄이는 대신

복지 예산을 늘린다고 약속하면 예정된 경매를 취소하겠다"고 비아냥댔다.
다행히 180만달러(약 28억원)에 유품들을 모두 낙찰받은

인도의 항공·제약·비료 그룹의 CEO 비제이 말랴가

이날 "유품들은 모두 인도에 기증하겠다"고 밝히자 인도인들은 환호하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그날 "약속대로 된다면 뉴델리의 국립 간디 박물관에서

사람들은 간디의 유품들도 구경하고 기념품 가게에서

모조품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베이징에서는 중국의 문화재 수집가 차이밍차오(蔡銘超)씨가

"두 동상(銅像)을 낙찰받았지만 프랑스에 돈을 지불하지는 않겠다"고 발표했다.

13억 중국인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을 것이다.

차이씨는 지난달 25일 파리에서 열린 크리스티 경매에서

1860년 프랑스가 위안밍위안(圓明園)에서 약탈해간 쥐머리와 토끼머리 동상을

3149만유로(약 620억원)에 낙찰받은 주인공이다.

그러나 "외국에 빼앗길 수 없어 낙찰은 받았지만

돈을 안 내는 방법으로 경매 방해만 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건이 남의 일 같지 않은 세계인들이 많을 것이다.

미국의 뉴욕과 영국의 런던, 프랑스 파리의 길거리와

세계 3대 박물관에는 도처에서 약탈해간 유물들이 널려 있다.

'빼앗긴' 나라들의 반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 페루는 "1910년대에 마추픽추에서 약탈해간 잉카 유물 수만점을 돌려달라"며

미국 예일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리스는 대영박물관에 전시된 파르테논 신전의 신상들을 되찾기 위해 수십년째

영국과 싸우고 있다.

그리스와 에티오피아는 이탈리아에, 이탈리아는 프랑스에,

이라크는 시리아에 자국 유물을 돌려달라며 싸우고 있다.

한국도 2007년 10월 현재 프랑스와 일본 등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가

확인된 것만 7만6134점이다.

이 중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는

297권 중 1권만 돌려받았다.

그것도 1990년대 경부고속철 공사 때

테제베(TGV)를 팔기 위해 전부 돌려줄 것처럼 하다가

막상 계약이 체결되자 296권은 돌려주지 않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문화재 반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문화재는 포기할 수 없는 민족 정신이 함축된 유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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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항수 홍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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