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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용을 잘 해야 논문이 산다

鶴山 徐 仁 2009. 1. 25. 21:26

인용을 잘 해야 논문이 산다

 

「논문 잘쓰는 방법」4: 인용과 출전표기

 

<논문 잘 쓰는 방법> 글 순서

                           1. 논문의 기본요건

                      2. 주제와 연구방법의 선정

                            3. 논문의 기본구성

                            4. 인용과 출전표기

 

정병기

『대학원신문』(고려대학교) 제153호(2008.12.03)

 

인용 없는 논문은 없지만, 잘못된 인용은 논문을 망친다. 인용을 적절하고 정확하게 해야 논문이 제 격을 갖춘다. 필요한 인용을 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많은 인용도 좋지 않다.

지나친 인용은 깊이 있는 분석을 방해한다.

인용을 얼마나 풍부하게 해야 하는지는 논문의 유형에 달려 있다. 대개 특정 작가와 작품 혹은 학자와 저서에 대해 평가하고 분석할 경우에는 풍부한 인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대부분 지나친 인용이 독창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어설픈 알리바이가 된다. 다시 말해, 지나친 인용은 지면상의 제약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 대신 다른 사람의 평가와 분석을 소개하는 데 치우쳐 자신의 깊이 있는 사고를 가로막기도 한다. 논리 전개상 반드시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때를 제외하고는, 직접 관련되지 않는 문헌이나 내용을 인용해서는 안 된다.

간접인용을 중심으로 하되 자신의 소리를 자신의 문장으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반드시 간접인용을 하며, 직접인용을 할 때에도 간단하게나마 해석을 붙인다. 수식을 인용하거나 자기 견해와 대조되는 것을 부각시키는 경우 혹은 원문이 아니면 그 의미를 독자가 곡해할 염려가 있을 때는 직접인용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사실상 논문에는 직접인용이 많다. 그것은 원문의 표현만이 가장 적당하다고 판단될 때에도 직접인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솜씨가 원숙해질수록 이러한 경우는 점차 드물게 된다.

간접인용은 내용을 위주로 원문의 문장을 재구성하여 표현하는 방식이다. 원저자의 의견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간접인용일지라도 인용된 부분의 핵심 내용이 인용되었으면, 문장이나 단락의 마지막에서가 아니라 반드시 해당 부분에서 출전을 밝힌다. 간접인용은 연구자의 독해능력과 전문지식 및 글쓰기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원전에 대한 독해를 거쳐 자신의 문장으로 재구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접인용도 지나치게 많은 것은 좋지 않다. 자신의 소리를 자신의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확한 인용은 독자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표절을 피하기 위해 인용과 인용정보를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정확한 인용은 독자들이 찾아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기도 하다. 직접인용을 할 때에는 근거 제시가 필요한 해석적 분석을 위해 관련 구절을 충분히 인용한다. 또한 모든 인용에 대해서는 그 저자와 출전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특히 재인용을 할 경우에는 저자와 출전을 정확히 확인한 다음에 인용한다. 그리고 인용된 부분도 명확히 표시해야 한다.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인용한 부분인지 명확하게 표시하라는 것이다. 이미 학술적 상식이 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문장이나 개념들은 인용부호를 달지 않거나 페이지 수를 쓰지 않고 문헌 정보만 표기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외의 경우에는 인용 부분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분석의 직접 대상이 되는 1차자료를 분석 혹은 평가한 2차자료들은 그것의 권위와 함께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하거나 확인해 주는 경우에만 인용한다. 이때 주의할 것은 인용 구절의 앞이나 뒤에 비판적 표현을 쓰지 않는다면 그 인용은 인용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는 것을 전제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헤겔(Hegel)이 ......라고 말하였다’라는 표현은 ‘헤겔(Hegel)이 ......라고 말한 것은 정당하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설명주를 이용해 내용을 풍부하게

출전을 표기하는 주석을 인용주 혹은 참조주라고 하며, 보충 설명을 위한 주석을 내용주 혹은 설명주라고 한다. 그중 설명주는 본문을 보완하는 기능을 한다. 그렇지만 설명주일지라도 논지를 많이 벗어나거나 본문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길어서는 안 된다. 특히 직접 관련이 없거나 필요한 보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이 읽었다거나 많이 안다는 것을 자랑하는 듯한 주석은 사족이다. 이러한 경우를 피한다면 설명주는 논문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된다.

설명주를 다는 경우는 먼저, 본문에서 논의된 테마를 뒷받침하는 다른 참고문헌 정보들을 추가할 때를 들 수 있다. 관련된 부분에 대한 더 상세한 논의나 관련 문헌들을 소개하는 경우를 말한다. 관련 문헌 소개는 이론적 배경을 다룰 때 선행연구들을 유사한 경향성으로 묶어 소개하는 경우에 많이 사용한다.

뒷받침하는 인용문을 도입할 때에도 설명주를 이용한다. 본문 안에서는 논리 전개에 방해가 될 수 있지만 논리의 뒷받침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이다. 자신의 논리와 주장을 활용한 사례나 본문에 서술한 부분과 유사한 인용문을 추가할 때 사용한다.

설명주는 또한 본문에서 주장한 내용을 확대하는 기능을 한다. 본문 테마의 주변적인 관찰들이나 반복되는 견해들을 소개할 때 유용하다. 예를 들어 사회에 회자되고 있는 관련 사실이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인접 학문의 동향 등을 소개할 수 있다.

‘환원적 주’를 활용해 분석을 날카롭게

본문 주장을 환원적으로 수정할 때에도 설명주를 사용한다. 곧, 자신의 주장에 확신을 갖고 있지만 그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설명주를 ‘환원적 주’라고 한다. 자신의 주장을 철회하거나 주요 내용을 반대되는 주장으로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반되는 견해를 소개함으로써 자신이 반대 의견들을 충분히 고려했음을 밝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의 설명주를 사용하면 자신의 주장을 환원적으로 강화시키는 효과를 보며 ‘논문이 날카롭다’는 칭찬을 듣게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전체 문제제기와 관련된 다른 주장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세부 문제제기나 더 지엽적인 문제와 관련된 경우에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전체 문제제기와 관련된 다른 주장들은 선행연구 비판에서 다루기 때문이다.

출전과 참고문헌 표기는 통일되고 상세한 방식으로

출전과 참고문헌의 표기 방식은 학문 분야, 학술 단체, 출판사에 따라 모두 다르다. 심지어 같은 분과학문이라 할지라도 학회와 학회지에 따라 다른 표기 방식을 사용한다. 중요한 것은 한 문헌에서는 일관된 방식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글을 제출하고자 하는 학술지나 잡지의 규정을 주의 깊게 보고 그 방식에 맞추면 된다.

다만 특정 잡지에 기고가 확정된 경우가 아니라면 출전 정보를 가장 상세히 기록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일 이러한 표기 방식으로 처음 글을 작성하고 나서 더 상세한 표기 방식을 요구하는 잡지에 게재하려 한다거나 다른 글을 쓸 때 인용하려 할 경우, 부족한 부분을 다시 찾아 기입해야 하는 낭패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 통일된 방식을 사용하되 상세한 정보를 표기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올바른 인용은 논문을 아름답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