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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통계자료

[비상 경계에 선 한국경제] 1997-2008 닮은꼴

鶴山 徐 仁 2008. 12. 11. 19:41

실물경기의 추락이 빠르고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우리 경제가 1997년 말 외환 위기와 비슷한 양상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실제 각종 경기지표들은 그때와 비슷한 패턴의 내리막 급경사를 그리고 있다.11일 최근 상황을 1997~98년과 비교해 본 결과 수출,소비 등 지표는 하락의 정도가 당시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환란 때에는 97년 말부터 각종 지표가 아래로 꺾이더니 98년 초부터 거의 모든 수치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우리 경제가 내년 상반기에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을 감안하면 신년 벽두부터 무수한 마이너스 지표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용 위기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고용 부문은 이미 ‘역(逆) 성장’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환란 때와 지금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97년 1월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를 기록했던 취업자 수는 9월 1.0%로 하락하더니 10월 0.7%,11월 0.4%,12월 0.1%로 추락했다.98년 1월이 되자 취업자 수는 1968만 6000명으로 2000만명 밑으로 떨어지며 1년 전보다 무려 4.2%나 감소했다.2월 -4.4%,3월 -4.8%를 거쳐 그해 7월에는 -7.1%로 절정을 이뤘다.실업자는 97년 10월 46만 2000명에 불과했으나 97년 말 시작된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 98년 1월에는 96만 4000명으로 3개월 새 두배가 됐다.

올해는 지난달 취업자 증가율이 0.3%로 정체 상태에 들어갔다.미국발 금융 위기가 몰아친 지난 9월 0.5%에서 10월 0.4%로 떨어진 데 이은 것으로 최근 5년래 최악이다.앞으로 기업과 금융기관,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해질 경우 연초가 되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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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내수 성장의 핵심인 소비의 침체는 환란 때에 버금가는 가파른 하락세를 시작했다.도소매업지수(불변금액 기준)는 올 1월 전년 동기 대비 5.7%로 출발했으나 지난 9월 0.4%로 뚝 떨어지더니 10월에는 -3.2%로 2005년 4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환란 때에는 97년 10월 3.4% 증가를 끝으로 11월 -1.4%,12월 -5.0%,98년 1월 -9.7%,2월 -11.5% 등 폭락세가 이어졌다.소비재판매액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도 97년 8월 9.4% 증가를 정점으로 9월 7.3%,10월 1.9%로 증가율이 둔화되고 11월에는 -0.1%,12월에는 -9.1%로 내려 앉았다.올해도 7월 3.9%가 늘어난 이후 8월 1.4%,9월 -1.8%,10월 -3.7% 등 비슷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국내외 경제전망기관들이 가장 어둡게 보는 쪽이 수출이다.수출 부진이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환란 때와 달리 지금은 외부 요인 때문에 잘 나가던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올들어 평균 20%대의 전년 대비 신장률을 보이며 내수가 고꾸라진 가운데 홀로 성장을 이끌어오던 수출은 9월 27.7% 증가를 정점으로 10월 8.5%로 급격히 둔화되더니 지난달에는 18.3%가 줄어들었다.이달 들어서도 지난 10일까지 13.1% 가 감소했다.

환란 때에는 막대한 차입을 통해 투자를 확대한 기업들이 주력 수출품목의 교역조건 악화로 줄줄이 부도를 맞았다.97년 1~3월 내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당시 수출은 신통치 않았다.하반기 들어 반짝하던 수출은 기업 부도가 속출하면서 급락세로 돌아서 이듬해 5월 -3.7%,6월 -7.1%,7월 -15.1%,8월 -12.1% 등 가파른 추락을 거듭했다.

 

생산 제조업 생산도 외환 위기 때와 비슷한 추세의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제조업생산지수의 전년 대비 증감률은 가파른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올 1월까지만 해도 11.2%의 호조를 보였으나 수출이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지난 9월 전년 대비 6.2% 증가에서 10월에는 -2.4%로 꺾였다.환란 때에도 97년 10월 7.0% 성장에서 11월 2.2%로 낮아졌고 12월 마이너스(-0.4%)로 돌아선 뒤 98년 이후 급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실물지표가 외환 위기 시절과 유사하거나 혹은 더 악화되고 있어 경제 위기가 더 깊고 길게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태균 이두걸기자 windsea@seoul.co.kr

2008-12-12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