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부분 대학은 기초교육 강화,학생들의 전공 설계,개인지도교수제와 해외연수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자유전공학부 운영안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기초는 튼튼히,전공은 알아서” 자유전공학부의 설립 취지는 학생들에게 학과 간 벽을 허물고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융합 학문’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문과 출신에게는 수학과 자연과학 관련 교과목을,반대로 이과 출신에게는 글쓰기,논리와 비판적 사고 등의 교과목을 각각 이수하도록 해 문·이과 공통의 기초능력을 배양키로 했다.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선정해 이에 대한 강의와 토론을 진행하는 ‘주제 탐구 세미나’와 제2외국어나 고전어 이수 등 언어 교육을 강화하는 내용 등도 교육과정에 포함했다.
연세대의 경우 자유전공 학생들은 학술적 글쓰기,규범과 비판적 판단,논리와 분석적 판단 과목(9학점)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건국대 김기흥 교무처장은 “통합·통섭의 학문적 추세에 따라 다양한 학문을 접하도록 하고 인성교육 등을 강화해 국제 수준의 미래 리더로서의 실력과 품성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은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고 직접 ‘설계’할 수도 있다.
서울대는 자유전공학부생들에게 기존 전공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하거나 직접 전공을 만들도록 할 예정이다.복수전공이나 부전공,심화전공 등 다양한 형태의 2차 선택 전공도 가능하다.
건국대 자율전공학부도 배우고 싶은 과목을 마음껏 수강한 뒤 적성에 맞는 학문과 전공을 설계하도록 했다.
성균관대는 자유전공학부 내에 별도로 3개 전공을 만들어 복수 전공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 대학 교과운영 담당 유민봉 교수는 “기존 전공과목들은 기초가 상당히 부실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자유전공에서는 기초과목 교육을 강화하고 수업 강도도 훨씬 높일 것”이라며 “강의 일변도에서 벗어나 자율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개인지도.해외연수 등 ‘특별관리’ 자유전공학부 진학생들이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해서 ‘자유방임’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각 대학은 개인지도 교수제를 강화하거나 우수학생들에게 해외연수 등의 각종 특전을 제공하는 식으로 학생들을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2013년 2월까지 자유전공학부 교원 23명을 확보,학생들의 전공 탐색이나 학생설계전공 상담은 물론 프로젝트 수행과 졸업 논문 및 작품 제작 지도 등 교육 전 과정에서 철저하고 세밀한 학사 지도를 하도록 할 예정이다.
건국대 자율전공학부는 개인별 전공 설계와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진로지도 교수제를 운영,학생들의 학습과 진로 지도를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인문·사회·자연계열이 통합된 이대 스크랜튼학부는 특별교육과정으로 1명의 지도 교수가 5∼6명의 학생을 집중 지도하는 ‘스크랜튼 세미나’ 과정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대학들은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자유전공학부생들에게 해외 진출의 기회도 대폭 확대했다.
경희대는 미국이나 독일,네덜란드 등 유럽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거나 글로벌 기업,국제기구 등에서 인턴십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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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는 영어 강의를 30% 이상 개설하고 2학년 재학 중 해외연수 과정을 장려해 해외대학 교육과정을 밟을 기회를 줄 예정이다.
서울대도 해외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외국 연수나 자기설계 여행,해외봉사,해외인턴 등의 다양한 국제 경험을 장려한다.
2학년부터 학과별로 특성화된 ‘인재육성트랙’을 선택하게 한 서울시립대도 해외대학 복수학위제,해외어학연수제 등을 지원하면 우선 선발 혜택을 부여한다.
일각에서 자유전공학부가 ‘프리 로스쿨’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는 가운데,성균관대는 아예 자유전공의 입학 특전으로 2학년 이후 행정고시나 사법고시 1차 합격자에게 장학금 50%를 지원하고 국가고시 및 로스쿨 진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