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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위장간첩 원정화
는 김대중 정권 이후 지난 10년간 우리 공안 당국이 적발한 2명의 '직파간첩' 중 1명이다. 원정화에 앞서 적발된 북한 간첩은 2006년 7월 필리핀인으로 위장해 잠입했다 붙잡힌 정경학이었다.이번 사건은 지난 10년 간의 남북(南北) 화해무드 속에서 우리 사회가 '안보 불감증'에 깊숙이 중독돼 있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001년 10월 국내 침투 후 2005년 5월 수사기관이 내사에 착수하기까지 그의 수상한 행적은 이어졌지만 어떠한 신고나 감시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간첩활동의 주무대 중 하나가 우리의 병영(兵營)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상은 더욱 심각했다는 것이다.
◆군 부대서 북한제작 CD 틀어
2006년 9월~2007년 5월, 원정화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지령에 따라 '안보강사'로 활동했다. 탈북자 후원단체를 찾아가 "북한에서 교도관을 한 경험이 있어 북한 체제에 대한 안보 강연을 할 수 있다"고 자신의 경력을 속여 강사로 추천받았다. 군 안보강연을 통해 원정화는 대담하게도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CD를 국군 장병들에게 틀어줬다.
더구나 해당 CD는 원정화가 중국의 북한영사관에서 받아온, 북에서 제작된 CD였다. 거기에는 북한에서 진행된 아리랑축전, 북한군의 행진, 김일성을 찬양하는 카드섹션과 노래 등이 담겨 있었다. 원정화는 강의 중간중간에 "북한 핵(核)은 자위용"이라는 북측 주장을 교묘하게 끼워 넣기도 했다.
"내용이 이상하다"는 보고가 몇몇 부대에서 올라가긴 했지만, 이런 식의 강연은 50여 차례나 이어졌다. 원정화를 감시하던 국군 기무사령부에 5차례에 걸쳐 경고한 끝에 중단시키지 않았으면 계속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원정화는 '거동이 수상한 탈북자'였을 뿐 간첩이라는 사실은 포착되지 않았다.
◆정훈 장교까지 포섭당해
원정화는 집요하게 우리 군에 접근을 시도했고, 또 성공했다. 군부대 강연을 다니면서 파악한 군 장교의 인적 사항과 군 부대의 위치는 수첩에 세밀하게 정리됐다. 만나는 군 장교마다 명함을 요구해 받아냈다.
이런 식으로 확보한 100명이 넘는 군 장교의 명함과 인적 사항, 사진 등이 중국에 있는 국가안전보위부로 넘어갔다. 장교 명함에 적힌 이메일에 대해 중국 지역에서 해킹한 사실이 나중에 수사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났다. 7~8명의 장교가 원정화의 집중공략 대상이 됐다. 원정화는 결혼정보업체에 "군인을 소개시켜 달라"고 요구, 이를 통해 만난 김모 소령과 교제하면서 군사기밀을 빼내려 했다. 그에게 포섭된 장교의 군내 보직도 충격을 준다. 원정화와 동거하면서 그 신분을 알고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된 황 대위는 군 장병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정훈 장교였다.
◆정착금 9000만원 받아
원정화는 생사를 걸고 북한 체제를 탈출한 탈북자로 자신의 신분을 '세탁'했다. 이후 간첩활동에서 북한 말씨를 쓰더라도 의심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2001년 11월 위장 자수했던 그에게는 이듬해 3월 정착금 2200만원이 일시불로 지급되는 등 정착금·생계비 명목으로 모두 9090만원이 지급됐다.
검찰 관계자는 "탈북자가 급증하면서 그 중에 직파간첩이 섞여 있을 가능성은 지금까지 수차례 지적됐으나 이제서야 첫 적발 사례가 나왔다"며 "햇볕정책 등으로 지난 10년간 우리의 대공(對共)시스템은 사실상 작동정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탈북자 출신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번 사건이 탈북자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우려된다"면서 "탈북자 속에 간첩이 있다는 인식보다 간첩이 탈북자로 위장했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내용이 이상하다"는 보고가 몇몇 부대에서 올라가긴 했지만, 이런 식의 강연은 50여 차례나 이어졌다. 원정화를 감시하던 국군 기무사령부에 5차례에 걸쳐 경고한 끝에 중단시키지 않았으면 계속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원정화는 '거동이 수상한 탈북자'였을 뿐 간첩이라는 사실은 포착되지 않았다.
◆정훈 장교까지 포섭당해
원정화는 집요하게 우리 군에 접근을 시도했고, 또 성공했다. 군부대 강연을 다니면서 파악한 군 장교의 인적 사항과 군 부대의 위치는 수첩에 세밀하게 정리됐다. 만나는 군 장교마다 명함을 요구해 받아냈다.
이런 식으로 확보한 100명이 넘는 군 장교의 명함과 인적 사항, 사진 등이 중국에 있는 국가안전보위부로 넘어갔다. 장교 명함에 적힌 이메일에 대해 중국 지역에서 해킹한 사실이 나중에 수사 과정에서 비로소 드러났다. 7~8명의 장교가 원정화의 집중공략 대상이 됐다. 원정화는 결혼정보업체에 "군인을 소개시켜 달라"고 요구, 이를 통해 만난 김모 소령과 교제하면서 군사기밀을 빼내려 했다. 그에게 포섭된 장교의 군내 보직도 충격을 준다. 원정화와 동거하면서 그 신분을 알고도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구속된 황 대위는 군 장병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정훈 장교였다.
◆정착금 9000만원 받아
원정화는 생사를 걸고 북한 체제를 탈출한 탈북자로 자신의 신분을 '세탁'했다. 이후 간첩활동에서 북한 말씨를 쓰더라도 의심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2001년 11월 위장 자수했던 그에게는 이듬해 3월 정착금 2200만원이 일시불로 지급되는 등 정착금·생계비 명목으로 모두 9090만원이 지급됐다.
검찰 관계자는 "탈북자가 급증하면서 그 중에 직파간첩이 섞여 있을 가능성은 지금까지 수차례 지적됐으나 이제서야 첫 적발 사례가 나왔다"며 "햇볕정책 등으로 지난 10년간 우리의 대공(對共)시스템은 사실상 작동정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탈북자 출신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이번 사건이 탈북자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까 우려된다"면서 "탈북자 속에 간첩이 있다는 인식보다 간첩이 탈북자로 위장했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입력 : 2008.08.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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