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우리 해군의 214급 잠수함 1번함인 손원일함 문제에 대해 조선일보에 단독기사로 보도를 했습니다만 지면 제약상 다루지 못한 내용도 많습니다. 손원일함 소음 문제는 그동안 우리 비밀에서 간간히 제기돼 왔었는데 이를 참고로 해서 계속 관련 내용을 추적해 왔습니다. 방위사업청과 해군 등 관련 당국에서 워낙 쉬쉬하고 있어 취재가 어려웠고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손원일함의 상징성과 해군 전력증강 계획 등을 감안해 기사화를 자제하고 있었는데 해군에 인도된 뒤에도 문제가 계속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남아 있어 국익과 우리 해군을 위해서라도 문제 제기를 해야할 상황이 됐다고 봅니다.
소음문제만 해도 특정상황에선 HDW사가 제시한 기준치를 40데시벨(dB) 초과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잠수함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음 5데시벨이 높아질수록 탐지거리는 2배로 늘어나기 때문에 40데시벨은 기준치보다 8배나 먼 거리에서 적에게 탐지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결함이라는 얘기입니다.
손원일함이 다음달 현대중공업에 들어가 핵심 부품인 스크류 추진축을 교체할 계획으로 알려진 것도 현재 손원일함이 처한 상황을 잘 반증하고 있다고 봅니다. 일각에는 스크류를 교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제가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스크류가 아니라 추진축이라고 합니다. 방위사업청과 해군에서는 오늘 아침 제 기사가 나온 뒤 "소음이 HDW가 계약서상에 제시한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은 맞지만 209급이나 타국의 동급 잠수함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군 작전요구 성능은 충족해 문제가 없다. 스크류 추진축 정렬을 해 기준치 초과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손원일함 문제는 배 한척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4조여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총 9척을 보유할 계획이기 때문에 철저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쟁이 아니라 수의계약으로 6척 추가도입을 협상중이기 때문에 HDW와의 협상력 제고 차원에서라도 우리가 따질 것은 따져야 할 것입니다.
방위사업청 등에선 손원일함이 하자가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군에서 인수한 데 대해 "군 작전요구 성능은 충족하기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해명하고 있는데요, 아직 충족하지 못하는 HDW 계약서상의 기준치와, 군 작전요구 성능에 원래부터 차이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자꾸 문제가 되니까 2개를 차등화한 것인지, 2개 기준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상식적으로 보면 업체는 소요군의 작전요구 성능보다 기준치를 필요이상으로 높게 잡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속성인데 HDW가 스스로 한국군의 ROC보다 기준치를 높게 잡아 자신있게 우리에게 제시했다는 부분도 규명돼야 할 의문사항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시험운항 기간중에는 훨씬 더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손원일함의 가장 큰 무기라고 할 수 있는 AIP장치가 작동됐다, 안됐다 속을 썩였다고 합니다. 또 배가 40도까지 기우는 문제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스에선 45도까지 기우는 문제가 있었지요. 이제는 이런 문제들이 해결됐다고 해서 기사화를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만에 하나 지금도 이런 문제가 남아 있다면 정말 치명적인 결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해군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214급 잠수함 문제는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아래 오늘 아침 관련 기사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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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독일 잠수함 제조업체가 해군에 인도한 최신형 214급(1800t급) 1번 잠수함인 '손원일함'<사진>이 소음 등으로 일부 작전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수함은 주로 잠수함을 움직이는 스크류 등에 의해 생기는 소리로 적에게 추적·발견되기 때문에 소음이 크면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군 소식통은 14일 "손원일함의 소음이 잠수함 원제작사인 독일 HDW가 계약서상에 제시한 기준치를 넘고 있어 다음달 중 국내 건조업체인 현대중공업에서 잠수함 스크류의 추진축을 교체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원일함은 현대중공업이 독일 HDW사로부터 설계도 및 건조기술을 제공받아 만든 것이다.
HDW사는 소음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지난해 말 우리 해군에 인도하기 전 '50억원의 보증금을 걸고 인도한 뒤 1년 내에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내용의 하자 보증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척당 3500여억원인 214급 잠수함을 당초 3척 도입할 계획이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 2번함인 정지함이 진수됐다. 2010년까지 3번함이 진수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6척을 수의계약 형태로 추가 도입키로 하고 현재 HDW사와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2018년까지 건조될 6척의 추가 도입비용은 척당 5000여억원에 달한다.
214급 잠수함은 그리스가 우리보다 먼저 독일로부터 수입했지만 지난 2006년 소음문제 등 설계·제작상의 하자를 이유로 인수를 거부, 외교관계에서 마찰이 생길 정도로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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