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시골 학생들이 들려준 서울대 합격 스토리

鶴山 徐 仁 2008. 3. 19. 21:27

"인터넷 강의·EBS교재 등… 사교육 없이 정공법으로 통했어요"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

 

시골 학생들의 '서울대 합격기'는 흥미롭다. 마땅한 학원 하나 없는 지방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저력이 무언지 배우고 싶다. 그들이 흘린 땀은 어느 성공 스토리 못지않다.

▲ 사진 왼쪽부터 철원고 김다희양, 옥야고 정선영양, 설천고 정다운양
 
김다희(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1학년)

칠원고(경남 함안군 소재)를 졸업한 김다희(19)양은 1952년 개교 이래 첫 서울대 합격자가 됐다. 그녀의 강점은 내신 성적. 고교 3년간 전교 1등을 휩쓸었다. 학교 시험 한 달 전에 계획을 세우고 2주 전부터 시험공부를 시작할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했다. 덕분에 지난해 서울대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당당히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김양은 일일 공부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정규 수업을 마치고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는 하루 동안 배운 내용을 복습했다. 복습이 끝나면 수능을 중심으로 공부했다. 특히 고3 때는 5~6년간의 수능시험 기출문제집을 풀어보면서 출제 경향과 문제 유형을 익혔다. 기출문제집은 주로 EBS 교재를 활용했다. 취약 과목인 수학을 극복하기 위해서 교과서와 오답노트를 적극 활용했다. 이해가 잘 되지 않으면 교과서를 펼쳐서 기본 개념부터 새로 익혀가며 공부했다. 시험이 끝나면 틀린 문제를 오려서 오답노트에 붙여두고 완전히 이해가 될 때까지 반복해 풀었다.

인터넷 강의는 고2 때부터 빠지지 않고 들었다. 주로 EBS와 메가스터디를 이용했다. 어떤 강의가 좋은지 선배들에게 묻거나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을 듣고 비교해 선택했다. 외국어영역과 생물 같은 암기 과목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김양은 "인터넷 강의는 언제든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어 효과적"이라며 "학원에 다니기 힘든 지방학생들이 부족한 영역을 보충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선영(서울대 사회교육계열 1학년)

정선영(19)양은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공부에 별 관심이 없었다. 대신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2권의 책을 읽었다. 엄청난 '독서광'이라는 소문을 들은 창녕 옥야고(경남 창녕군 소재) 선생님들이 집으로 찾아와 '3년간 학비·기숙사비 전액 장학금'이라는 조건으로 정양을 스카우트해 갔을 정도다.

고1 때는 학습 기초를 잡는 데 시간을 전부 투자했다. 선행학습이 전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수업 진도를 따라가는 것만도 벅찼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국·영·수·과·사 등 주요 과목 특별 보충수업을 들으며 이해도를 높였다. 시간 활용법 등 공부 습관도 바로잡았다. 그녀는 "노트 필기법, 연상 기억법 등 주위 친구들의 좋은 공부 습관을 배워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1학년 초에는 영어 듣기평가도 17문제 중 7~8 문제를 틀릴 정도로 기초가 부족했다. 정양은 영어선생님이 추천한 '받아쓰기(Dictation)'로 듣기 실력을 높였다. 공부가 잘 되지 않을 때는 무조건 받아 쓰기를 하면서 시간 낭비를 막았다.

가장 애를 먹인 과목은 바로 수학. 좋은 방법을 찾던 그녀는 매일 밤 자기 전에 인터넷 수학 강의를 듣는 방법을 썼다. 정양은 "잠자기 전 30분~1시간 가량 수학 강의를 들으면서 잠이 들었다"며 "그냥 보기만 했는데도 효과를 톡톡히 봐서 수학 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정다운(서울대 법대 1학년)

정다운(19)양이 졸업한 설천고(전북 무주군 소재)는 전교생이 140여명. 3학년은 45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다. 혼자 공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학교 인근에는 다닐 만한 학원이 없었다. 그녀의 공부법은 말 그대로 '정공법'이다.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잘 듣기, 예습·복습 철저히 하기 등 누구나 알면서도 따라 하기는 어려운 방법을 중학교 때부터 하루도 빼먹지 않고 실천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학교에서 밤 11시까지 자습을 하고, 기숙사에 돌아와 새벽 1~2시까지 공부했다. 학교 선생님들의 도움도 컸다. 하루 2~3시간씩 방과후 수업을 하는 것은 물론 문·이과 혼합 수업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위해 개별지도 시간도 가졌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 수학은 문제집 한 권을 사서 여러 번 다시 풀었다. 틀린 문제나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문제만 다시 푸는 방식으로 3번 이상 반복해 풀었다. 언어영역은 문제를 많이 푸는 데 집착하지 않고 지문을 읽고 바르게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춰 공부했다. 특히 비문학 지문은 빨리 정확하게 읽는 연습을 많이 했다. 정양은 "명작 소설을 많이 읽지 못해 언어영역 문학파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고3이 되기 전 방학을 이용해 독서를 해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암기할 내용이 많은 사회과목은 각 단원을 연관 지어 공부해 하나를 보면 다음 내용이 저절로 떠오르도록 암기했다. 공부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EBS 강의로 해결했다.

농어촌특별전형을 염두에 두고 있던 정양은 내신관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3학년 45명 학생 중에서도 인문계는 29명에 지나지 않아 문·이과 학생들이 같은 반에서 공부했다. 문과인 정양도 수학Ⅱ, 물리Ⅱ 등 이과 학생들이 배우는 과목을 배워야 했다. 그래서 내신 성적을 관리하기가 더욱 힘들었다. 시험 1~2주 전부터 과목별로 계획을 세워 공부했다. 1~2학년 때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정양은 "공부 계획을 세워서 시간 활용을 잘하면 사교육 없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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