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해질 무렵 어느날

鶴山 徐 仁 2007. 12. 14. 09:27


 
해질 무렵 어느날
 
 
꽃 지고 난 뒤
바람 속에 홀로 서서
씨를 키우고
씨를 날리는 꽃나무의 빈집..
 
쓸쓸해도 자유로운
그 고요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빈 손으로
 
나도 모든 이에게
살뜰한 정 나누어 주고
그 열매 익기 전에
떠날 수 있을까..
 
만남보다
빨리 오는 이별 앞에
삶은 가끔 눈물겨워도
아름다웠다고 고백하는
해질 무렵 어느 날..
 
애틋하게 물드는
내 가슴의 노을빛 빈집..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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