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사람사는 일에 대하여

鶴山 徐 仁 2007. 8. 1. 22:38
사람사는 일에 대하여  

   

내가 시를 쓰면서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사람 사는 일이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사람들, 특히 소시민의 삶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마음이 반듯해지는 느낌을 갖는다. 이십 대 초입부터 서른 살 늦된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 나는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남대문시장의 새벽 불빛을 보며 출근을 한 적도 있었고, 밤늦게 미용학원에서 아이들과 직장인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때는 나도 공부와 학원 강사 일을 병행하던 힘든 시기여서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직장 일을 마치고 학원으로 와서 밤늦게 기술을 배우는 이들을 보면서 나 또한 마음을 다잡곤 했다. 지금과 꼭 같은 여름 피서철에도 또래보다 일찍 자신의 길을 나아가려는 중고생들, 직업을 바꾸려고 기술을 익히는 사람들과 여름을 보냈다. 밤늦게 학원 문을 단속하고 무지근한 어깨의 통증을 느끼며 학생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면 여름 밤공기가 시원하게 목덜미를 훑었다. 어느 복날에는 오십 대 아주머니 학생이 어린 선생을 위해 닭찜을 포장해서 건네주신 적이 있었는데 이맘때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내가 가르친 학생들이 그때 배운 기술로 일을 하고 있는지, 아주머니 학생은 개업을 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시인이 되고 싶어 아무도 모르게 공부한 나의 근황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 무더운 여름날, 땀이 밴 모습으로 밤을 훤히 불 밝혔던 나와 내 학생들의 모습…. 나는 사람 사는 일이 아름다울 때 눈물 난다는 어느 시구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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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자갈치 시장


  • 김윤이·2007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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