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간판’ 중시하는 사회… ‘가짜 학위’ 판쳐

鶴山 徐 仁 2007. 7. 20. 19:32
  • 현직 음대 교수까지 브로커 통해 학위 만들어
    논문·학위 검증시스템도 부실… ‘가짜’ 못걸러내
  • 원정환 기자 won@chosun.com
    • 한국은 가짜 석·박사들의 ‘천국’인가.

      위조된 학력 증명서로 눈속임을 하거나, 아무런 증빙서류 없이 말로만 허위 학력을 내세워 교수, 강사 등으로 행세하는 황당한 가짜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선 제2, 제3의 ‘신정아’가 세상을 속이며 활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번듯한 학력 증명서를 내걸고 인맥만 잘 타면 ‘가짜’가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사회풍조와, ‘가짜’를 걸러내지 못하는 후진적 사회시스템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짜들의 실태

      지난해 3월, 돈을 주고 러시아 음대에서 가짜 석·박사 학위를 받은 120여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은 브로커에게 2000여 만원을 주고 가짜 학위를 만들었다.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1주일이 고작이었다. 이들 중에는 대학 강사는 물론 교수까지 섞여 있었고, 자기들끼리 ‘러시아 음악 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2002년까지 지상파 방송에 패널로 출연했던 황인태씨.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CNN기자, 마젤란펀드의 펀드 매니저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며 유명세를 떨쳤다. 그러나 황씨의 경력은 모조리 날조된 것이었다. 대졸 검정고시 일부 과목에서 합격한 게 전부였고, 미국 유학이나 직장 경력도 모두 거짓이었다. 호텔 종업원 출신인 미국인 A(37)씨는 2004년 미국 컬럼비아대 석사, 센트럴 미시간대 박사 학위를 위조해 서울의 한 사립대에 영문과 조교수로 채용된 적이 있다. 이번 달에는 비(非)인가 미국 대학에서 받은 박사학위를 정상인 것처럼 속여 학술진흥재단에 신고한 광주교대 교수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허술한 학위관리 시스템

      이처럼 가짜들이 판을 치고 있지만 위조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은 부실하다. 학위 사기 사건이 빈번해지자 교육부는 지난해 가을 한국학술진흥재단(학진) 내에 연구윤리 TF팀을 설치했지만 아직도 가짜를 걸러내는 기능이 부족한 실정이다.


    • 특히 미국의 법학분야(J.D), 음악분야(D.M.A), 신학분야(D.Min) 등 박사학위 취득자는 학술진흥재단 신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이들 분야가 학위 사기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 당국에선 학위 사기가 어떤 형태로 얼마나 많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면 귀국 후 6개월 이내에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한국학술진흥재단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온라인을 통해 인적사항, 학위 내용 등을 먼저 입력한 뒤, 학위증 사본·논문 등을 서류를 통해 제출한다. 학술진흥재단은 서류를 확인한 뒤 신고접수증을 발급해 주고 논문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등재된다. 그러나 재단은 서류가 요건을 갖춘 것을 확인한 뒤 신고필증을 발급할 뿐 학위수여 대학에 확인조회를 하지 않는다. 미신고에 따른 불이익도 없다. 재단 관계자는 “신고 제도는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 대학 학위자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지 학위·논문 검증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다”며 “학위나 논문이 위조인가 하는 부분은 개별 대학이 교원을 채용할 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에선 이런 검증 절차가 무용지물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동국대 신정아 교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대 박성현 교수(통계학)는 “부정직한 방법으로 출세하려는 사회풍조가 가짜 학위 사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학교의 학위 검증시스템이 좀 더 철저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7/20/2007072000003.html

     


     

  • 학력 속인 이지영씨 “거짓말 밝혀질까 늘 두려웠어요”
  • “병 잘고친다고 의대 안나온 사람이 치료해선 안돼”
    “청취자들에게 미안”… ‘굿모닝 팝스’ 진행 그만둬
  • 손진석 기자 aura@chosun.com
    • ▲ 뉴시스
    • “거짓말하는 게 무덤덤해질 때도 있었지만 언젠가는 이렇게 모든 게 밝혀질 날이 꼭 다가올 것만 같아서 늘 두려웠어요. 최근 신정아씨 사건이 터지자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어디론가 숨고 싶었어요….”

      학·석사 학위를 속인 채 7년간 KBS 라디오 영어강의 프로그램 ‘굿모닝 팝스’를 진행해온 것으로 드러난 이지영(여·38·사진) 강사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간의 심경을 토로했다. 〈본지 7월 19일자 A2면 참조〉

      이씨는 지난 18일 기자와 만나 “병을 잘 고친다고 해서 의대도 안 나온 사람이 환자를 치료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그동안 학력을 속이고 영어를 가르쳐온 자신을 반성했다. “(굿모닝팝스의) 청취율이 올라가지 않는 것도 모두 내가 거짓이기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렸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씨는 “거짓으로 내세운 학력을 실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더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이익훈 어학원 종로점 강사 시절(1996~2000년) 잠을 거의 안 자고 강의를 준비했다고 했다. 주말에는 무료공개 강좌를 했고, 결석을 안 하는 학생에겐 각종 학습자료를 추가로 제공해 학생들을 끌어 모았다고 한다.

      이익훈 원장은 “당시 다른 100여 명의 강사들한테 ‘이지영만큼만 하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씨의 한 동료강사는 “(이씨가) 강의 수입으로만 월 1000만원 넘게 벌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재작년 결혼해 17개월 된 아들을 둔 이씨는 “결혼하기 전에 모든 게 밝혀졌더라면 고통이 덜했을 것”이라며 “남편, 시부모님, 아이를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기자가 허위학력 기재 여부에 대해 확인을 요청한 18일에야 남편에게 영국에서 학위를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씨는 “그동안 열성적으로 방송을 들어준 청취자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19일 굿모닝 팝스 진행을 그만둔 이씨는 “죽고 싶은 마음뿐이며 앞으로 뭘 해먹고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씨는 영국 브라이튼대(Univ ersity of Brighton) 학·석사 학위를 내세워 영어강사로 활동해 왔지만 실제 학력은 국내에서 초·중·고를 마친 후, 영국에서 랭귀지 학원 1년, 기술전문학교 1년을 수학한 것이 전부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7/20/2007072000001.html

     


     

  • 만화가 이현세도 “고졸 학력” 고백
  • 송혜진 기자 enavel@chosun.com
    • ‘공포의 외인구단’, ‘천국의 신화’로 유명한 만화가 이현세(51·사진)씨가 최근 새로 출간한 골프 만화 ‘버디’의 3권에서 자신의 학력이 대학 중퇴가 아닌 고졸이라고 털어놨다.

      이씨는 책 서문에서 “ ‘까치와 엄지’로 나는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됐다. 태어나서 처음 하는 인터뷰에 약간 흥분됐고 우쭐대는 기분에 스스럼없이 대학을 중퇴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때부터 학력은 25년간 내게 벗어날 수 없는 핸디캡이 됐다. 그것은 때로는 부끄럽고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화가 나는 것이었다”고 썼다.

      이씨는 또 “나는 유난히 핸디캡이 많은 사람이었다. 어릴 때는 아버지가 없는 것이 핸디캡이 됐고 철이 들면서는 연좌제가 핸디캡이 됐다. 미대를 가려고 했을 때는 색약이 핸디캡이 됐다”며 “골프에서의 핸디캡은 배려 받을 수 있지만 인생이라는 게임에서의 핸디캡은 평생 어둡게 따라다닐 수 있다.(중략) 매일을 인생의 첫날처럼, 그리고 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고 싶어서 나는 나의 핸디캡을 드디어 인정하고 극복할 생각”이라고 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7/20/200707200000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