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의 확전 자제 움직임은 미국과 러시아에서 동시에 나왔다. 미국은 30일(이하 현지시간) 부시 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7월1∼2일 미국 메인주에서 회동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이 만나 극한 대결을 피하는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유화몸짓이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후 지난해 10월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했을 때 반대했던 입장을 철회,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키로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7일 러시아 모든 정부 기관과 산업, 무역, 재정, 교통 및 여타 기업과 은행, 기관들과 법인 및 개인들에게 북한과 거래를 할 때 유엔 결의안 1718호를 준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7월 초 미국을 방문, 부시 대통령과 MD확산 방지와 테러와의 전쟁 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대북 제재 문제 등 양국간 이견을 미리 정리하려는 포석일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무역의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 러시아의 대북제재 동참 실효성이 의심돼 이런 분석을 가능케 해주었다.
이런 가운데 미·러 외무장관은 30일 독일 포츠담서 열린 G8외무장관 회담에서도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이 신 군비경쟁을 시작하고 있다.”고 비난하자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MD체제가 러시아의 전략 핵억지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은 우스꽝스럽다.”고 맞받아쳤다. 양국은 코소보 독립문제, 레바논 사태 등을 놓고도 대립했다. 미·러가 치열한 경쟁속에서도 정면충돌은 피하는 양상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