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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K는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 자치정부 지역에 근거지를 두고 있으며 수도인 아르빌에는 한국군 자이툰부대 병력 1200명이 주둔 중이다.
●터키 “침공 준비 끝났다.”
야사르 부유카니트 터키군 총사령관은 “군은 (침공) 준비를 끝내고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고 최후 통첩성 발언을 했다. 이라크 접경 지대엔 20여대의 탱크와 중화기, 트럭 등 병력이 증강되고 있다. 이라크 국경선 330㎞에 걸쳐 완충지대를 설치한 후 병력을 축소해 온 터키가 10여년만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터키의 군사 행동은 지난달 22일 수도 앙카라의 자살폭탄 테러로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촉발됐다.PKK가 배후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라크 침공 가능성에 대해 “여러 형태의 작전이 수행될지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전격적으로 수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국민 다수도 이라크 침공을 지지하는 쪽이다. 침공시 소수병력이 국경을 넘을지, 전면전으로 확산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터키-쿠르드 ‘중동의 뇌관’
3000만명에 달하는 쿠르드족은 세계 최대 유랑 민족이다. 터키 남부에 절반이 넘는 1600만명이, 이란 700만명, 이라크 400만명 등으로 중동과 유럽 각지에 흩어져 있다.PKK는 1984년부터 독립을 요구하며 터키에 대한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3만명 이상이 희생됐다.
터키는 내전으로 진공 상태에 있는 이라크에서 PKK가 세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터키는 북부 유전지대에 있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의 독립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정하고 있다. 이 경우 터키내 쿠르드족도 자치정부나 분리 독립을 압박하고 나설 수 있다.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는 올해 말 국민투표로 독립여부를 결정한다. 터키는 쿠르드 자치정부가 PKK를 지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침공 명분을 쌓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곤혹스러운 미국
미국은 “침공 징후나 증거가 없다.”고 관망하지만 우려는 커지고 있다. 터키가 이라크 침공을 감행하면 미국에는 큰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터키와 쿠르드는 모두 동맹국. 터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다. 이라크의 쿠르드 자치정부는 이라크 내에서 평온을 유지하며 미국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 고위 관리는 이날 “현재 무대 뒤에서 강력한 중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