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軍事 資料 綜合

아 ! 누구를 탓하리요 ?

鶴山 徐 仁 2007. 6. 7. 11:59

사격훈련 후 탄피를 회수하는 목적은 여러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값비싼 ( ? ^^ ; ) 탄피를 재활용하기 위한 원초적인 경제적 필요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훈련에 사용된 총탄의 불법유출을 막아 예상 되는 총기사고를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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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피에 관한 추억 또는 악몽을 간직한 분들이 많겠지요 ? ]

 

그래서 사격장에서 훈련 교관이나 조교들이 탄을 분배하고 사격 후 반납하는 탄피수를 일일이 맞춰 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상입니다.  때문에 사격장에서 훈련 후 어디로 튀어나갔는지 모르는 탄피를 찾기 위해 생난리를 떨던 기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러한 FM 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창군초기부터 있어왔던 전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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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피의 정확한 회수는 사격장의 일상입니다 ]

 

1950년 6월 25일 북한은 38선 전 전선에서 기습도발을 감행합니다.  이때 서울로 통하는 주요축선인 임진강 남단의 금천지역을 방어하던 부대는 전진부대 제13연대였습니다.  제13연대는 예하 2대대와 3대대를 38선 이남에 배치하여 경계를 하고 있었고 1대대는 후방에 연대 예비로 주둔하며 훈련 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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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진부대 제13연대 1대대는 훈련 중 전쟁을 맞이합니다 ]

 

마침 훈련도중에 전쟁을 맞게 된 제1대대는 사전계획에 따라 문산 동북방에 있는 파병산에 미리 준비되어 있던 방어진지로 이동하여 고지를 선점하고 적이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제1대대는 훈련도중에 긴급하여 이동 전개하여온 관계로 탄약을 전혀 휴대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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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평산 전투 상황도 ]

 
하지만 파평산에서 차량으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임진나루터에 제13연대의 탄약고가 있어 곧바로 탄약의 공급이 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았고  제1대대는 진지에 자리를 잡은 후 탄약이 추진되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지 점령 후 상당 시간이 경과하고 적들은 점점 다가오는데 탄약이 도착되지 않자 초조해진 대대장은 연대 군수주임에게 탄약 추진을 긴급하게 재차 독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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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대대는 이동 전개를 이미 마쳤습니다 ]

 

제1대대의 독촉에 연대 군수주임은 깜짝 놀라 급히 탄약고로 달려갔습니다.  연대 군수주임은 최초 제1대대의 요청을 받자마자 이미 탄약지원용 차량을 배차하고 탄약장교에게 탄의 반출을 지시하여 놓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탄약은 파평산 진지에 벌써 요청한 탄약이 도착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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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수주임 또한 탄약 불출과 차량배차 조치를 하여놓은 상황이었습니다 ]

 

군수주임은 탄약고에 인근에  탄약을 수송 할 트럭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상하게도 차량들이 탄약을 적재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탄약고 안으로 군수주임이 들어가자 기절초풍할 만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탄약고 안에서 탄약장교 이하 전 장병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탄약상자를 모두 뜯어 헤쳐 놓고 탄알을 일일이 세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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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탄약고에서는 병사들이 일일이 탄을 세고 있었습니다 ]

 

전면전이라는 긴박한 상황을 모르고 있던 탄약 장교는 평상시대로 반출 할 탄약을 하나하나 세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제1대대에게 공급 할 탄약이 훈련용이라고 판단하여 FM대로 탄을 반출 시키려 하였던 것이었습니다.  놀란 군수주임은 탄약 장교에게 위급한 상황을 알려주어 즉시 탄약을 불출케 하고 제1대대에게 탄을 공급하여 주도록 조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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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수주임은 실전임을 알리고 즉시 조치를 취합니다 ]

 

탄약 보급을 받은 제1대대가 각개 병사에게 탄 분배를 완료한 시간이 10:30 경이었는데 이와 동시에 약 1개 대대의 북괴군 병력이 고랑포 지역을 넘어 파평산으로 출몰하였습니다.  이같이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탄약으로 제1대대는 기습 사격을 가하여 겨우 적을 격퇴시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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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전지였던 파평산 인근 임진강 철교 ]

 

그나마 때맞추어 탄이 공급되어 적의 진격을 막았기에 망정이지 어이없이 맨손으로 적에게 대항할 뻔하였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지만 전사에 기록된 사실 입니다.  하지만  FM 대로 탄알을 세면서 임무를 수행하던 탄약고 병사들을 탓 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전선의 급박한 상황을 후방의 모든 부대에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지휘부의 잘못이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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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절한 조치에 따라 아찔한 순간을 간신히 넘깁니다 ]

 

한국전 초기 상황을 보면 이런 단위부대의 지휘계통도 문제 있었지만 청성부대오뚜기부대처럼 전선을 적극 사수하였던 일선부대들도 상부 지휘계통의 명령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전황을 오판하였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절대 그러지 않겠죠 ?  아마 DMZ 철책에 구멍이 뚫려도 즉시 군 최고지휘부까지 보고가 이뤄지겠죠 ? [ august 의 軍史世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