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교육청·학교 세미나에 열성적 참여
中, 체스 과외도… 印, 아버지까지 나서
입력 : 2007.05.23 00:55 / 수정 : 2007.05.23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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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오전 9시 미국 뉴욕 자메이카(Jamaica)의 ‘268 초등학교’. 로비에 들어서자 중국말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뉴욕시 교육청이 주최한 ‘중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 콘퍼런스’에 참여한 중국 학부모들의 목소리였다. 콘퍼런스에 찾아온 학부모는 모두 100여명. 남미인이 절반쯤이었고, 백인이 20여명, 중국 학부모가 20여명이었다. 중국인들의 목소리가 워낙 커서 마치 중국인 모임이 열린 것 같았다. 한국 학부모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 중국인 학부모 후이 안(여·38)씨는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학교나 교육청 행사는 한 번도 빠뜨리지 않았다”며 “아이 교육에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어로 진행된 콘퍼런스는 중국어로 동시통역됐다. 뉴욕시 교육청 먀샤 톰 학부모 지원팀장은 “한국 학부모들의 참여율이 낮아 한국어 통역은 준비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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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부모는 ‘열성’, 인도 학부모는 ‘영어실력’
미국 조기유학의 ‘친디아(China+India) 열풍’ 원인은 학부모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인도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한국 학부모를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 현지 학교나 학원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뉴욕의 대표적 한인타운인 플러싱에는 최근 5년 새 중국 이민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었다. 현재 이 지역 한인은 2만5000명, 중국인은 5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인들의 ‘사교육 열기’는 한국 학부모 못지않아, 최근 중국 학부모 사이에서는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유로 1주일에 400달러짜리 ‘체스 과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 21일 뉴욕시 교육청이 컬럼비아대에서 연 ‘이민자 자녀를 위한 영어·수학 기초 쌓는 법’ 세미나에 참석한 500여명 중 중국인이 150여명이었다. 인도인은 50여명, 한국인은 30여명뿐이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여·53) 회장은 “태풍 때문에 워크숍이 취소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유일하게 중국인 엄마가 폭우를 뚫고 찾아왔었다”며 “그 엄마는 영어로 ‘헬로’, ‘하우 아 유(How are you?)’밖에 할 줄 몰랐지만 딸은 영재고교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 ▲미국 뉴욕에 있는 영재학교인 스터이비슨트 고교의 한국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복도에 모여 앉아 있다. 한국 학생이 이 학교에 입학하는것도 어렵지만, 입학 후 친디아(중국+인도) 학생들과 경쟁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뉴욕=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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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학부모들에게 열성이 있다면, 인도 학부모들은 영어에 능통하다는 이점이 있다. 인도인들은 세미나보다 교사나 교육 전문가를 만나 상담하는 것을 선호한다. 특히 아버지의 교육 참여도가 높은 편이라고 현지 교육 관계자들은 전했다. 인도인 요게시 티와리(48·뉴저지 포트리 거주)씨는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학교에 가서 상담을 한다”며 “자녀 교육에 모든 걸 투자하는 인도인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도인의 교육열은 백인 사회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뉴욕 영재학교인 스터이비슨트 고교 학부모협회장 하비 블럼(56)씨는 “요즘 중국·인도 학부모들을 보면 2차 대전 후 유대인들의 교육열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소문에 의존하는 한국 학부모들
그동안 한국 조기유학생 학부모들이 뉴욕·뉴저지주의 사교육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한국 학부모들은 열성에서 뒤지지 않지만, ‘누가 잘 가르친다더라’ 하는 소문에 민감하고, 학교나 교육청의 정책 설명에는 관심이 낮은 편이다. 뉴저지주 최대 입시학원인 ‘MEK 리뷰’ 안건석(47) 원장은 “각종 소문도 자녀 교육에 유익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지만, 학교나 교육청 행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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