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개 대학 총장들 “정부 간섭 너무 심하다”

사립대총장協 임시총회… “교수노조땐 대학이 이념 논쟁터 우려”

오윤희 기자 oyounhee@chosun.com
정혜진 기자 hjin@chosun.com
입력 : 2007.05.05 00:45 / 수정 : 2007.05.05 03:20

• 4일 오후 서강대 마태오관에서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임시총회는 정부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전국 130여 개 대학에서 온 총장들은 국회가 추진하고 있는 교수노조법과 개정 사립학교법 등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 총장은 “우리나라 외에 사립대학 교수 인원수까지 간섭하는 나라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큼 현 정부가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개정 사학법은 대학운영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유례없는 족쇄”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많은 참석자들이 찬성의 뜻으로 수차례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날 많은 총장들이 모인 데 대해 협의회장인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우리(대학들)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어렵고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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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서강대에서 열린‘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임시총회’에서 130여 명의 대학총장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총장들은 교수노조 설치를 위한 입법 시도를 중단하고 개정 사학법을 재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 총장들은 이날 임시총회 의제로 여러 가지 사안을 논의하다 ‘교수노조 합법화 저지’와 ‘사립학교법 재개정’ 2가지 현안으로 압축했다. 총장들은 특히 교수노조 합법화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교수들은 2001년 전국교수노조를 만들었으나 이 노조는 법적 근거가 없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해왔다. 그러나 2005년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이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교수노조 합법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개정안이 계류돼 있으며 야당인 한나라당도 이에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총장들은 교수노조가 들어서면 학교가 교수들의 학문연구를 위한 장(場)이 아니라 교수 혹은 강사들의 임금인상이나 처우개선과 같은 비(非)학문적 부분만 논의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또 현 정부가 마련한 사립학교법에서 이사 정원의 4분의 1 이상을 외부인사(개방형 이사)로 선임하라는 조항을 문제 삼았다. 임시이사의 임기도 2년으로 재개정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외부인사들이 사학재단의 운영권을 사실상 빼앗아가는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밖에 이날 22개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사학발전정책 워킹 그룹은 사학법과 교수노조 외에도 ▲대학입학 전형의 자율화 ▲대학행정 규제 완화 ▲정부의 직·간접적인 재정지원 확대 등이 해결돼야 할 현안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 007년 5월 4일 오후 서울 서강대학교 마테오관 리셉션홀에서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임시총회'에서 각 대학 총장들이 손병두 회장(서강대 총장)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정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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