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비교. 통계자료

[스크랩] 한국 부부 성생활 만족도 세계 최저

鶴山 徐 仁 2007. 4. 1. 00:56
  • 퇴근이 자정을 넘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온 집안이 깜깜하다. 안방 침대는 비어 있다. 아내는 또 아이들 방에서 잠이 들었다.

    “아내도 이젠 포기한 것 같아요. 한때는 제가 바람 피운다고 의심하는 눈치였는데….”

    결혼 10년 차인 박창규(가명·42)씨는 “아내와 냉전(冷戰)에 들어간 지 오래 됐다”고 했다. “너무 피곤하니까 도저히 잠자리를 할 수가 없죠. 회사에서 하루 종일 시달리고, 저녁엔 회식이다, 접대다, 집에 오면 완전 파김치예요. 그런데 어떻게 또 ‘봉사’를 하겠습니까.” 박씨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주부 김미정(가명·39)씨는 “아이 둘 낳고 나니 남편이 더 이상 남자로 보이지도 않더라”고 말했다. “솔직히 그게 사랑인가요. 분위기도 없고, 매번 똑같은 순서로 10분이면 해치우는 걸…. 남편이 술 마시고 들어와 억지로 요구할 때면 모멸감마저 치밀어요. 내가 원하는 건 알려고 하지도 않죠. 그러니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 사랑은 가고 생존만 남은 부부. 신혼이 끝나면 정(情)으로 살아가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일까?

    제약회사 화이자는 지난해 유럽비뇨기과학회에서 ‘더 나은 섹스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27개국 25∼74세 남자 6291명과 여자 6272명을 대상으로 2005년 10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성생활 만족도에 관해 조사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섹스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한국 남자가 91%, 여자는 85%로 나타났다. 브라질, 프랑스, 터키의 비율이 92∼98%로 가장 높았다. 미국은 남녀 모두 82%, 영국은 70%로 다소 낮았다.

    하지만 ‘현재 성생활에 매우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한국 남자는 9%, 여자는 7%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반면 멕시코, 브라질, 스페인 사람들은 53∼78%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섹스가 삶의 중요한 일부임을 인정하면서도 한국인이 자신의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성의학 전문의 강동우 원장은 “한국 남자들은 매번 아내를 만족시켜줘야만 남편으로서 권위가 선다고 여긴다”며 “부부관계를 ‘미션 임파서블’처럼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과중한 업무로 귀가도 늦은데 집에서까지 ‘일’을 해야 한다고 느끼니까 차라리 성(性)을 사는 길을 택하고, 아내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진다는 것이다.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로 인해 발기 부전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일 중독 국가로 알려진 일본이 이번 조사에는 빠졌으나 포함됐더라면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보다 더 성 만족도가 낮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07 유럽비뇨기과학회에서는 남자의 발기 부전 여부가 남녀 성 만족도를 좌우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성의학 저널(Journal of Sexual Medicine)의 수석 편집장 어윈 골드스타인 박사는 “심리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발기 부전을 치료해야 자신감을 가진 남자들이 애정 어린 분위기도 연출하고 파트너를 배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