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體育. 演藝分野

'젊은 그들', 박태환과 김연아

鶴山 徐 仁 2007. 3. 27. 20:52
2007년3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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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들', 박태환과 김연아

   

박태환은 25일 수영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를 제패한 뒤 시상대에서도 기자회견에서도 내내 밝았다. 당당한 체구에 잘생긴 18세 고교생은 감격의 눈물 같은 건 비치지도 않았다. “초밥을 좋아해서 경기 전에도 먹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한국 스포츠의 進化진화’와 함께 ‘한국인의 진화’를 보았다. 20여 년 전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17세 소녀가 “라면만 먹고 달렸다”는 보도에 우리 모두의 가슴이 아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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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아, 박태환

수영은 다리 짧고 몸집 작은 동양인하고는 거리가 멀다고들 했다. 4년 전 세계선수권에서 일본 선수가 처음 우승했지만 그건 平泳평영종목이었다. 박태환은 폭발적 체력과 스피드를 다투는 수영의 本領본령 자유형에서 세계를 제패한 첫 아시아인이다.

김연아는 작년 12월 세계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24일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따 세계랭킹 2위에 올랐다. 이강석이 보름 전 세계신기록을 세운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육상 100m에 해당하는 氷速빙속경기의 꽃이다. 골프, 테니스도 예전엔 넘보지 못하던 ‘부자 스포츠’들이다.

이 모든 성적은 하루 이틀에 이뤄진 게 아니다. 아이들이 잘 먹고 자라 튼실한 체력을 갖추고, 부모들이 早期조기 스포츠교육에 관심을 쏟고, 유망한 10대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다. 결국 이들을 키워낸 것은 지난 시대 한국의 어른들이 땀 흘려 쌓아 올린 국력과 경제력이다.

한국을 빛낸 요즘의 ‘젊은 그들’은 배고파서 달리고 배고파서 헤엄치고 배고파서 권투 글러브를 끼었던 앞선 세대와는 다르다. 좋아하기에 힘든 훈련을 마다 않고 좋아하기에 온몸을 던진다. ‘헝그리 스포츠’ 시절을 뒤받치던 ‘배고픔의 힘’을 넘어서는 뭔가가 거기 있는 것이다. 달리지 않으면 안 되기에 달려야 했던 시대에서 좋아하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달리는 시대로의 변화, 이 변화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動力동력이다.

이 새로운 동력이 스포츠를 빛내고 예술을 끌어올리고 연구실을 밝힐 때 대한민국은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답답한 시대의 답답증을 깨뜨리는 새 생명의 용솟음을 젊은 그들에게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