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의원이 말한 방북 취지는 아래와 같다.
『북한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자기들이 모두 죽는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對北정책이 별로 바뀔 게 없다는 얘기를 해주려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鄭의원이 민주화기념사업회 이사장 함세웅 신부와 동행한다는 것이다.
咸신부는 오종렬, 한상렬, 문정현 등과 함께 NL로 통한다. 국보법폐지국민연대 고문, 송두율 석방대책委 상임대표, 한총련 합법화대책委 상임대표로 활동하는 한편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 지도위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던 인물이다. 그는 2002년 7월18일 「한총련합법적활동보장을위한종교인1천인」 선언, 2004년 3월11일 「송두율교수의無罪석방을촉구하는사회원로·인사선언」, 2003년 10월23일 「송두율교수釋放을요구하는시민사회1000인선언」, 2004년 9월16일 「국가보안법廢止를촉구하는각계인사공동선언」 등 각종 좌파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鄭의원은 咸신부와의 동행에 대해 『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지 않느냐. 지난해부터 몇 차례 만나 진지하게 내 입장을 설명하니 내 진심을 알아주더라』며 자신의 訪北방침이 「한나라당식 新포용정책」이라고 말했다.
해괴(駭怪)한 소리다. 극우였던 자신이, 극좌였던 咸신부와 『통했다』는 것인가? 항일운동을 하다 친일파가 됐다는 말인가?
咸신부가 알아줬다는 진심은 무얼까? 「金正日 모시기, 金正日 따르기」로 돌아섰다는 진심인가?
한나라당 의원들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박정희 시대, 전두환 시대, 노태우 시대, 김대중 시대, 노무현 시대. 시대마다 최선을 다하며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온 이들이다. 그리고 이제 「金正日 시대」가 된다는 생각에 또 다시 성실한 노력을 다 하고 있다. 팔에 낄 빨간 완장에 광을 내는 중이다.
지금 한나라당 의원들은 金正日 시대가 영원할 것 같은, 적어도 수십 년 갈 것 같은 착각을 하는 것 같다. 이건 엄청난 착각이다.
북한의 국경지대 女軍들은 스타킹 한 짝을 얻기 위해 중국의 촌부들에게 몸을 판다. 탈북자 막겠다며 인간 덫을 만들고 함정을 파는 게 북한이다. 상하수도 돌릴 전기가 없어 한 겨울에 역병이 번져 가는데, 金正日 별장과 김일성 동상은 24시간 불을 밝혀진다.
북한을 면밀히 연구한 모든 사람들은 『북한의 정치·경제·사회체제의 회복전망은 전혀 없으며, 머지않은 장래 붕괴되리라는 사실도 틀림없다』고 입을 모은다. 2·13합의 등 金正日의 꼼수도 북한의 붕괴과정을 완화(緩和)할지 모르나 정지(停止)시킬 순 없다는 것이다.
250억에 불과한 BDA자금을 전부 다 풀어주고,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고, IBRD·IMF·ADB 같은 국제금융기관의 지원을 대주고, IBM·BMW·코카콜라 같은 다국적기업의 투자를 끌어다 주면 金正日 멸망은 가속될 것이다.
서방세계의 지원과 투자란 「구조조정」을 필요로 한다. 달러, 엔, 유로화가 들어가는 인프라가 필요한 것이다. 電力도 法治도 변호사도 작동하지 않는 곳, 전화도 철도도 상하수도마저 마비상태인 북한에 달러와 엔화가 들어오려면 혁명적 개혁·개방을 해야 한다. 그래야 지원과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문제는 개혁·개방이 金正日 정권 붕괴(崩壞)의 뇌관이라는 사실이다. 개혁·개방으로 국가가 무너진 구소련·동구권처럼, 개혁·개방 이후 지도세력이 교체된 중국·베트남처럼, 金正日 정권은 시장화, 민주화 물결에서 무너져 버릴 것이다.
金正日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최근 미래한국에 보도된 金正日 「호위사업지도서」에는 국가안전보위부 등 비밀경찰조직에 이렇게 지시했다.
『중앙기관 도급, 무력기관을 비롯한 중요 기관, 기업소의 일정한 직위에 있으면서 적들을 우상화하고 《개혁》, 《개방》을 동조하고 우리 제도와 당의 로선과 정책을 비방 중상하는 등 겉과 속이 다르게 행동하는 자들을 깊이 료해하여 찾아내야 한다.』
金正日은 결코 개혁·개방을 하지 않는다. 핵무기 역시 폐기하지 않는다. 2007년 남한의 정권교체기까지 당분간 버팅기다가 채찍과 매를 맞을 것이다. 한 방의 채찍과 매는 정권 전체를 날릴 원자탄이 될 것이다.
金正日 멸망은 갑작스레 올 것이다. 산사태처럼, 굉음처럼 하늘과 땅을 울릴 것이다. 붕괴형태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 내부에 붕괴에 대한 아무런 대비가 없기 때문이다.
金正日은 살아남을 임계점을 이미 넘었다. 좁혀오는 포위망을 TV로 들여다보는 인질범 같은 신세다. 金正日의 공범인 남한의 좌익들 역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좌익의 공갈탄에 넘어가는 한나라당은 참 바보다. 가진 게 많고, 지킬 게 많고, 약점 많은 사람들이 협박에 넘어간 셈이다. 이왕 넘어간 것 부탁이 있다. 『극과 극이 통했다』니 다시는 갈라서지 마라. 동반자가 되기로 했다니 끝까지 같이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