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軍事 資料 綜合

평택기지 이전에 관한 소고

鶴山 徐 仁 2007. 3. 1. 23:13
                      홍성표 : 국방대학교 교수  
 
주한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을 둘러싸고 범국민적 여론이 뜨겁다.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은 50여년간 셀?용산기지를 중심으로 한국에 주둔해왔다. 결과적으로 용산기지는 반세기 이상 수도 서울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어 도시기능이 불구가 된 모습이었다. 수도 한복판을 외국 군대가 차지하고 있는 모습은 좋은 모양새가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그동안 여러 시민단체들이 용산기지 이전을 강력히 요구해왔고 정부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여 평택으로 이전을 추진하게 되었다. 게다가 미국도 예측을 불허하는 21세기 안보전략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외주둔군 전략을 근본적으로 변횟쳔객?차원에?이에 동의하고 있다. 평택기지 이전은 이처럼 우리 국민들의 여망과 한미 양국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여 추진되고 있는 국가 대전략사업이다.


중장기 국가방위를 기획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전략적 고려사항들이 많다. 특히 군사전략적 차원에서 국가의 전략적 중심과 그를 둘러싼 군사력을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가에 외부침입과 같은 위기로부터 국가를 효과적으로 방위하기 위한 군사력 배비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국가방위의 핵심사안들이다. 국가안보를 기획함에 있어서 본론 외에도 도덕적, 인정적, 상업적 차원을 물론 고려해야 하지만 그것들에 밀려 본론을 양보할 사안은 아니다.


역사상 국가안보에 소홀했다가 국권을 지키지 못했던 민족들의 수냅?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유태인들은 600만명이나 학살되면서도 국권이 없었기 때문에 국제사회에 제대로 어필할 수 없었다. 2차대전후 3분할된 쿠르드족과 팔레스타인도 이웃국가로부터 엄청난 비인도주의적 수난을 겪고 있지만 국권이 없다는 이유로 국제사회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일제하의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국권을 회복하고자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고종의 밀명을 받고 목숨 걸고 국제무대에 나섰지만 국권이 없어 칙사 아닌 걸인 취급에 분개하여 한을 품은 채 분사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국가안보는 국운과 직결되는 것이다.


한편 민주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이 거대한 국가사업을 어떻게 하면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가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과거 유신시대처럼 국민들이 순순히 따르는 시대도 아니고, 그래?정부는 주민보상 기준을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높이고 이주민 안정을 위한 특별대책까지 마련하면서 이 거대한 사업에 착수하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토지보상 정책이 당사자 주민들을 만족시킨 경우는 역사상 한번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만 해도 3년전 충남 서해안 선영자락이 신설도로로 수용되면서 시세보다 1/8도 안되는 가격에 수백년 전수돼온 조상묘 자리를 그냥 양도해야만 했다. 평택은 정부가 국가전략 차원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파격적인 보상가를 지불하면서 수용했다고 자부하지만 조상때부터 수십년, 수백년간 살아온 터전을 하루아침에 내놓는 심정이야 어찌 돈으로 다 보상할 수 있으랴. 주민들의 국가에 대한 대승적 차원의 배려 없이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모름지기 애국적 국민들이라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국가전략사업을 수용하는 아량도 있어야 한다. 특히나 그것이 국가안보와 직결된 전략적 사업일 때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나라없는 개인의 삶이 무참히 짓밟혔던 역사를 우리는 경험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 후반 공군이 해미기지를 건설할 때에 끝까지 토지수용에 반대했던 주민들이 요즘 어떤 심경으로 지내고 있는지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근자에 이처럼 큰 규모의 토지수용이 국책사업으로 이루어진 예는 드물다. 말레이시아의 신행정수도 뿌뜨라자야 건설을 예로 들면, 쿠알라룸푸르의 도시기능이 한계에 봉착하자 말레이시아 정부는 새로운 행정복합도시 뿌뜨라자야를 건설하고 그곳으로 수도이전을 추진 중에 있다. 2년전 뿌뜨라자야를 방문했던 필자는 그 거대한 규모와 아름다운 정경에 경탄을 금할 수 없었으며, 말레이시아는 이제 더 이상 후진국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정도의 대규모 역사를 별무리없이 원만하게 해낼 수 있는 국가라면 국제무대에?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의 국가임에 틀림없다. 이에 비하면 평택은 소규모의 작은 역사이다. 세계 11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한국이 이 정도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한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평택으로의 기지 이전, 한미간에 합의하여 2008년까지 완료한다는 방침하에 추진중이다. 정부로서도 평택주민들의 거주 안정을 위한 특별대책들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정책이라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를 100% 충족시키기는 어렵겠지만 이 시점에?일반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평택지구 주민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에?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대승적 차원의 배려로 국가정책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