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航空 宇宙 관련

하늘의 '포니신화(神話)' 이룰 T-50

鶴山 徐 仁 2006. 11. 25. 16:29

양산 1호기 곧 출고 민(民)·관(官)·군(軍) 힘 합쳐서 수출상품으로 키워야

조진수·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

1977년에 국민소득 1000달러 이후 1995년에 무려 10배인 1만달러를 돌파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배경에는 1976년에 양산(量産) 첫차가 출고 된 ‘포니’가 있다. 우리 고유 모델로 내수는 물론 수출이 가능했고 한국을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자리 잡게 해준 주역이다. 이제는 연간 100만대가 넘는 자동차를 수출하고 국산 반도체와 가전제품이 세계 시장을 주름 잡는데 왜 아직도 2만달러 턱을 못 넘고 있을까?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이미 연 24개 국가를 살펴보면 답이 보인다. 자원 부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이 항공기와 항공부품 같은 연구·기술·지식 집약적 시스템 종합 제품의 개발과 수출에 주력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우리도 항공산업을 육성하여 국가 산업구조를 첨단·고부가가치화 해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10여년간 젊은 항공 엔지니어들의 혈기 이외에는, 수출 가능한 국산 첨단 항공기를 양산하기 위해 필요한 고급 기술력·자본·국가적 관심 등이 많이 부족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산 전투기를 갖겠다는 공군의 의지에 힘입어, 2002년 8월 20일 ‘황금 독수리(Golden Eagle)’라고 명명된 T-50 시제기가 첫비행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2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대열에 끼게 되었다. 그러나 시제 항공기가 첫비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모두 다 양산(量産)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막 태어난 비행기는 매일 고도와 속도를 조금씩 높여 비행하며 수년간의 시험·평가·개량을 통해 목표 성능과 안전에 완벽히 도달해야만 양산 허가를 받게 된다. T-50은 3년 반 동안 1400여회의 무사고 시험비행을 거쳐 최고 고도 1만2000m, 최고속도 마하 1.5(시속 1800㎞)인 첨단 초음속 훈련기로 성장했다. 4대의 시제기만 생산, 사용했으며 첨단 무장공격기인 A-50도 동시에 개발했다. 사고를 동반하며 4년 반 동안 1800여회의 시험비행과 8대의 시제기를 사용한 미국의 F-16이나 5년의 기간이 소요된 대만의 IDF와 비교해 보아도, 항공기 개발사에서 빼어난 업적이다.

이러한 긴장과 목숨을 건 시험비행 끝에 드디어 오는 30일 T-50 양산 1호기가 출고된다. 1대에 250억원이나 되는 T-50은 올해 2대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90여대가 우리 공군에 인도되어 전투 조종사 양성과 향후 F-50 같은 차세대 첨단 전투기 제조기술 확보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T-50은 우리 고유 모델이고 군 수요로 내수 기반이 튼튼하므로 국가적 수출 전략상품으로 키워야 한다. 하지만 세계 항공기 시장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진입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같은 생활용품처럼 민간 주도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국·프랑스·영국 같은 항공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더라도 민·관·군이 하나 된 국가적 세일즈 외교는 물론 정부의 정책적 자금 지원도 필수적이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T-50은 하늘의 ‘포니’가 되어 우리에게 ‘황금’을 안겨 줄 것이다.

조진수·한양대 기계공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