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에다 교사에겐 문제아로 찍혔으며 말도 느릿느릿한 소년은 중학교 졸업반 때 신경쇠약으로 6개월간 휴학하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는 운동신경이 둔한 아들을 창피스러워했다.
이 아이의 미래를 볼품없고 미련한 성인으로 연상하겠지만 소년은 나중에 천재 물리학자로 자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다.》
영웅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미국 영재교육협의회 회장을 지낸 심리학자 부부인 저자들은 후자의 시각으로 세계적 인물들의 가정환경, 부모의 성향을 추적했다. 분석 대상은 미국 뉴저지 주 몬트클레어 공립도서관 전기 서가에 2권 이상의 전기(외국인은 1권)가 소장된 20세기의 명사 400명. 1962년에 처음 출판돼 주목을 받았던 부모의 연구에 사회학자인 아들이 2003년 199명을 조사한 결과를 덧붙였다.
책을 읽기 전 독자가 유념해야 할 것은 조사 대상이 ‘세계적 명사’라는 점이다. 재능 있는 인물이 다 이들처럼 유명해진 것은 아니다. 명성을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개인적 대가도 생각해야 한다.
또 하나. 어떻게 하면 내 아이를 명사로 키울까 하는 관점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실망할지 모른다. 세계적 인물 400명의 대부분은 ‘문제 가정’ 출신이었다. 아이를 출세시키자고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 순 없지 않은가. 오히려 아인슈타인의 사례처럼 내면에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숨은 보석 찾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으로 읽는 것이 좋다.
저자들의 연구 결과 아이를 세계적 인물로 키워 낸 가정의 한 가지 공통점은 부모 중 최소한 한 명이 공부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명사들의 부모 중 공부를 싫어한 사람은 10%도 되지 않았다. ‘공부’란 부모의 학벌이 아니라 가족의 가치관을 뜻한다. 부모가 재능을 중요시하고 지적 신체적 의욕이 강하면 그 아이는 훗날 두각을 나타낼 확률이 높았다. 윈스턴 처칠의 어머니 제니 제롬 처칠은 ‘표범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의욕이 넘치던 여성이었다.
특이한 점은 자녀에게 특별히 간섭하지 않는 ‘중립적 부모’는 별로 없었다는 것. 400명 중 227명은 자기주장이 강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들의 자녀는 부모에게 반항하기보다 부모를 모방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이들이 반항과 적대감을 표출한 대상은 부모가 아니라 학교였다. 400명 중 절반 이상이 교사의 미움을 받는 등 학창시절에 심각한 문제를 겪었다.
또한 이들의 아버지 중 거의 절반은 사업과 직업에서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겪었고 전체의 4분의 1은 매우 권위적인 어머니를 뒀다. 여기서 기계적 결론을 뽑아낸다면 ‘가부장적이지 않은 아버지와 성취에 대한 강한 이상을 지닌 어머니’야말로 자식의 재능을 발전시키는 데 최적의 조합이다.
2003년에 추가된 199명에 대한 조사 결과 역시 비슷했으며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유난히 끈기가 강했다’는 특성 하나가 추가됐다.
책을 읽다 보면 명사들의 부모를 유형화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사람이 다 포함됐다. 그러므로 핵심은 ‘사람은 달라질 수 있고, 미래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가 아닐는지. 최초로 북극점에 도달한 탐험가 로버트 에드윈 피어리는 늘 홀어머니 치맛자락에 매달려 있던 겁쟁이였다. 자녀가 남들과 같지 않아도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믿음을 버리지 말라는 것이 저자들이 궁극적으로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다. 원제 ‘Cradles of Eminence’(2003년).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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