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꽃이 피었습니다
/ 윤해자
말하지 않으렵니다
말하지 않는다 해서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내 어설픈 세 치 혀의 놀림으로
때론 가시가 되어 그대의 생각을 찌르고
서슬 퍼런 비수가 되어
그대의 심장 도려낼 수도 있기에
오장육부 뒤틀린 지금은
속사포의 날을 세운 언어를 쏟기 보다
차라리 굳게 다문 입술로
칼날같은 혀를 삼키렵니다
침묵한다는 것은
때론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그때야 비로소 귀가 깨어나고
눈이 일어섭니다
동공이 활짝 피어납니다
굳게 닫혀있던 심미안이 기지개를 켭니다
침묵이야말로 참으로 아름다운
꽃 중의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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