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우후죽순과 아름드리, 담양에서 만난 가을

鶴山 徐 仁 2006. 10. 8. 12:48
[오마이뉴스 조대흠 기자] 비와 여행은 악연이다? 이러한 등식이 항상 성립하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담양이다. 아침부터 가을비가 내린다. 담양은 이번이 두 번째다. 파릇파릇 죽순들과 대나무들은 내 키의 몇 배 이상으로 자라나 있겠지? 그때 그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은 여전히 푸르를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은 설레고 9월 16일 이틀 일정으로 나는 담양으로 향했다.

대나무골테마공원에서 바람의 속삭임을 듣다

▲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2006 조대흠
쭉쭉 뻗은 대나무들과 죽순들, 대숲 사이로 나는 향긋한 내음. 대나무골 테마공원(이하 대나무골)은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사람 키의 수십 배가 넘는 대나무들로 가득하다.

이 큰 대나무들이 자연적으로 군락을 이룬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인위적으로 가꾼 것이라고 하니 그 노력이 참으로 놀랍다. 대나무 사이로 내리는 빗물, 여린 잎새, 작은 들꽃,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들, 참 좋다는 말로는 표현이 부족하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앞쪽에 죽로천이라는 샘물이 있다. 한 모금 마셨는데 향긋한 대나무향 때문인지 그 맛이 달다.

▲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2006 조대흠
▲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2006 조대흠
대숲 사이로 들어가니 하늘을 찌를 듯한 대나무 사이로 비치는 빛과 대숲의 속삭임이 몸을 감싼다. 한껏 빗물을 머금은 대나무 잎들, 일부러 대나무를 흔들어 본다. 우두두둑 물방울이 떨어지고 온몸으로 빗물을 맞아 보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말이 있다. 비온 다음 날에는 죽순이 빨리자란다는 말이다.

이곳은 영화와 TV, CF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설의 고향- 죽귀>, 드라마 <여름향기>, 최민수조재현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 <청풍명월>, 이미연과 안성기가 나온 영화 <흑수선>, MBC 드라마 <다모>, 김주혁씨와 장진영씨가 나온 영화 <청연> 등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어찌 그리 곧고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 윤선도 <오우가에서>


▲ 담양 대나무골 테마공원
ⓒ2006 조대흠
대나무골은 가족, 연인 그리고 지인과 산책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쉬엄쉬엄 한 바퀴 도는 데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대나무골을 나와 메타세쿼이아길로 향한다.

꿈 속 같은 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만나다

▲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2006 조대흠
24번 국도를 따라 담양군으로 넘어가면서 도로 양편으로 쭉쭉 뻗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이라는 담양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을 만난다. 국도변 양쪽에 높이 약 10~2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들이 저마다 짙푸른 가지를 뻗치고 길게 늘어서 있어 초록빛 동굴을 통과하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는 은행나무와 함께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불리며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남은 아주 드문 나무라고 한다.

▲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2006 조대흠
나무의 시작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로 올라간다. 새마을 운동 시절 나무심기의 일환으로 메타세쿼이어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1999년에 이 곳에 새 길을 뚫기 위해 없어질 뻔하다가 사람들의 반대로 이 길은 겨우 살아 남았다.

길도 사람도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면 이렇게 아름다워질 수가 있구나! 메타세쿼이아의 늘씬한 몸매와 풍성한 나뭇잎들에 가을의 정취에 빠져 본다.

▲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2006 조대흠


/조대흠 기자


덧붙이는 글
대나무골 테마공원

담양IC에서 7.7km를 달리면 석현교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2.3km를 가면 대나무골테마공원이다.

입장료 ( 어른 2000원, 학생/중/고생 1500원 )

홈페이지 : http://www.bamboopark.co.kr

관람 문의 : 061-383-9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