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지금도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 보면 그리 길지도 않은 인생을 살면서
주변의 사람들과 세대 차이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혼돈과 갈등,
개인적 주의 주장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심적 고통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작년에 한동안 마음에 아픔을 담아 홀로 지워야만 했던 기억은 지금도
내 마음 속에서 가끔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면서 아직 상처로 남아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당시를 이해시킬 수 없는 세월의 한계를 느낀다.
불과 삼사십년의 세월 속에서 변해버린 현재의 세태를 바라다 보노라면
지난 시대에 서독으로 광부, 간호사 등으로 이역에서 고역을 치룬 세대나
중동의 열사에서 일벌레라는 소리를 들으며, 열심히 일한 건설노동자들과
월남전에 참전하여 생명을 바치고, 피와 땀을 흘린 선배들에 대하여,
거침없이 폄하의 발언을 내뱉을 수 있는 신세대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직접 월남전에 참전한 사람으로서 미국의 노예군으로 참전 운운 할 때는
가슴 속에서 피가 다시 끓어 오르는 격한 분노의 감정을 느끼면서도
시대의 흐름을 역산하여 당시를 설명하기에는 사회가 너무 많이 변하고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공감을 형성하기에도 서로의 골이 너무 깊어서
헐벗고, 가난한 시대의 험한 길을 걸어온 자신이 체념하고 말았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사회의 발전이 눈부시게 이루어졌다 해도
지난날의 고통과 아픔을 송두리채 잊어버리고 희희낙낙하게 된다면
현재 우리들의 손에 쥐고 있는 가시적 경제의 부는 순식간에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거나 허물어질 수 있슴을 역사적 교훈으로 배워야 할 터인데..
신세대의 군상들 가운데는 마치 기초도 하지 않은 터에다 집을 세우는 듯
저 잘난 멋에 도취되어 있는 듯 자신의 수분을 모르고 날뛰는 것만 같아
옆에서 지켜보면 불안하기 그지 없다는 게 노병의 솔직한 심정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하였으니, 역사는 나날이 변화해 나갈 것이고
국제적 환경의 변화에 편승하여, 다가올 변화의 물결은 더 거셀 터인데,
물론,우리 세대보다 더 잘하리라 믿고 싶지만,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지난 세월 속에서 경험한 체험의 산물인지 노파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학산(鶴山)의 넋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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