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가 기다리는 마음이던 피하고 싶은 마음이던 간에
계절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어김없이 때가 되면 찾아 오기에
별로 의미 있는 그 무엇도 이룬게 없는 것 같은 세월이었는데
여느 때 보다 별나게도 무더웠던 여름마져 어느 새 훌쩍 지나가 버리고
아침 저녁으로 스산한 기운의 바람이 가을이라는 걸 알려 주는 것 같다.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새로운 도전을 다짐하고
결심한 바를 성취하기 위해 나름대로 정진해 온 시간들은
그나마 이 가을에 거둬 들일 수 있는 결실의 열매인 것 같다.
누군가는 말했었다. 목표는 마지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위한 또 다른 하나의 시점이라고,
남들은 젊음이 시들면 이제 곧 쉬는 때가 다가온다고 할런지 모르지만
그건 진정한 삶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이 아닐까 여겨질 뿐이다.
생명이 다 하는 마지막 시간까지 자신이 살아 있는 것에 감사하면서
무언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그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덧없는 인생을 나름대로 아름답게 의미 있게 장식하는 거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