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발률이 5∼30%이지만 땅 위에 떨어진 집속탄 불발탄은 지뢰와 같은 기능을 해 어린이 등 민간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이를 제거하는 데도 1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치명적인 무기를 이스라엘이 지난달 휴전하기 전 사흘에 걸쳐 레바논 남부에 대거 살포한 것으로 확인돼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유엔 지뢰대책 협력단의 크리스 클라크 단장은 30일(현지시간) 제네바 유럽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레바논 379개 지역에서 1만여개의 자폭탄을 발견해 2000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그는 “불발탄 제거를 위해 이스라엘에 공격목표 목록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정보를 얻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얀 에겔란트 유엔 긴급구호 대책본부장도 “레바논 남부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100개 이상의 불발 집속탄 가운데 90%는 지난달 14일 휴전 직전 3일간 집중적으로 발사됐다.”면서 “매우 충격적이며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현재 유엔은 불발 집속탄으로 인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3명이 죽고 46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했다.집속탄 탓에 귀환한 난민 25만명의 전후 복구 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이스라엘군이 매설한 40만개의 지뢰와 함께 집속탄이 복구의 손길을 멈추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비정부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스티브 구스 군축 담당 국장은 “집속탄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도 사용했지만 이번 상황은 그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개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