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가족의 섬 /승봉도

鶴山 徐 仁 2006. 8. 3. 12:19
 
 
한여름. 무더위와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할 때, 배낭을 꾸려 부두로 간다. 배에 몸을 맡기는 순간부터 일상의 더께가 한꺼풀씩 벗겨져나가는 느낌. 섬에서 어른들은 고향을 발견하고, 아이들은 또다른 순수와 사귄다.

새끼 흑염소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 해무(海霧) 사이로 치솟는 아침햇살과 함께 기지개를 켜는 섬.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휴식이다. 물 좋고 인심 좋고 한적한 섬을 찾았다.

바지락 캐고 소라 줍고

승봉도(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는 70여 가구가 사는 아기자기한 섬이다. 누에 모양으로 길이는 3.5㎞ (직선거리)정도.

선착장에서 민박촌까지 걸어서 10분, 민박촌에서 해수욕장까지 걸어서 5분 거리다. 그래서 섬에 버스와 택시가 없다는 게 불편하긴커녕 오히려 매력이다.

승봉도 여행 테마는 섬 트레킹과 해산물 채취!

트레킹은 민박촌에서 출발, 승봉도의 2대 기암인 남대문 바위.촛대바위를 지난 뒤 부두치.이일레해수욕장을 거쳐 민박촌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너비의 포장.비포장 도로가 이어진다. 소요 시간 세시간.

민박촌을 나설 때 물을 챙겨 간다. 민박촌과 이일레 해수욕장을 제외하고는 인가나 매점이 전혀 없다.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에 맞춰 출발하는 게 좋다. 그래야 기암을 제대로 본다.

트레킹 구간의 백미는 부두치~이일레 해수욕장. 바다 쪽으로 수령 3백년 된 곰솔림이 숲을 이루고 있다. 한적한 오솔길 옆으로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산딸기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저녁 이후에는 부두치 인근에서 소라 줍기에 나선다. 장화를 신으면 좋다. 아니면 발목 높이 올라오는 양말과 헌 운동화를 신는다. 손전등은 필수. 해산물 채취를 '첫경험'한 기자도 부두치에서 두시간 동안 소라 10여개를 주웠다. 교교한 달빛을 즐기며~.

낮 시간에는 남대문 바위 근처(사진)에서 바지락 등을 캔다. 민박집에서 호미를 빌려 간다. 해산물을 캐려면 물때가 맞아야 한다. 음력 보름과 그믐부터 일주일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