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인내는 만병을 다스리는 두 가지 치료약이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자리이자 가장 부드러운 방석이다.”
(Hope and patience are two sovereign remedies for all. The surest reposals, the softest cushions to lean on in adversity.)
Destiny words : 희망과 인내는 만병을 다스리는 두 가지 치료약이다.
그는 1980년에는 미국 중산층 가정의 남모르는 비애를 다룬 <보통사람들>로 전격 감독 겸업 선언을 한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타내면서 원숙한 영화의 열정을 드러내게 된다. 그런데 사실 그는 영화보다는 그림에 더욱 관심이 많은 화가 지망생이었다.
대학 1학년 때 학업을 중단하고 파리 노트르담 거리에서 오가는 관광객의 즉석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열정을 불태웠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의 열의만큼 손님이 많지 않아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클럽이나 바를 전전하면서 하루하루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배고픈 시절을 보낸다.
파리에서의 생활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자 체계적인 회화를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품고 이태리 플로렌스로 건너간다. 청운의 꿈을 품고 미술학교에 등록하지만 그의 그림을 본 지도교수들은 이구동성으로 비판을 가한다. 그림을 그려서 성공할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린 그는 고향으로 돌아온 뒤 칩거 상태에서 매일 술만 마셔댔고 급기야 거의 자폐증 환자와 같은 대인기피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암울한 시절 그에게 따사로운 봄 햇살과도 같은 구원의 손길이 비춘다. 청년 레드포드의 방탕한 생활을 남몰래 지켜본 주인공은 그의 2층에 하숙을 하고 있던 금발 미녀 롤라 폰 와제넌.그녀는 의욕을 상실한 그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친구가 되어준다.
그리고 어느날 로버트 버틴의 저서 『우울의 해부Anatomy of Melancholy』를 선물한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골방에 처박혀 대낮부터 술에 만취돼 있던 그는 롤라가 건네준 책자를 무심히 넘긴다. 그때 그가 한 문구를 읽게 된다.
‘희망과 인내는 만병을 다스리는 두 가지 치료약이다.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가장 믿음직한 자리이자 가장 부드러운 방석이다.’
짧은 문장이지만 그에게 인생 목표를 정립하는 계기를 주게 된다. 일순간 자포자기 삶을 벗어버린 레드포드는 롤라의 권유를 받고 뉴욕 프래트 인스티튜트에 입학해 미술 공부를 재개한다. 이때 교양과목으로 ‘연극 디자인’을 공부하다 지도교수로부터 연기를 이수해볼 것을 권유받는다.
그는 아메리칸 드라마 아카데미에 입학한 뒤 자기에게 그림보다는 연기가 더 소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전력을 쏟아 결국 할리우드를 석권하는 개성 스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서부 무법자 선댄스 키드 역으로 뭇 여성들의 애간장을 태운 그는 극중 배역을 딴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 영화제’를 지난 1980년대부터 주최, 재기 발랄한 미래의 영화 인재를 육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화가가 되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젊은 시절 한동안 방황했던 레드포드는 결국 한 여인이 건네준 책자와 자신의 감추어져 있는 재능을 발견하면서 폭발력을 갖춘 연기자로 대성하게 된 것이다. 그에게 격려와 명구가 담겨 있는 책자를 선물하는 등 아낌없는 도움을 주었던 롤라는 그 후 레드포드의 아내가 되어 스타 배우를 만들어내는 숨은 내조자가 된다.
로버트 레드포드(Charles Robert Redford Jr.)
미국 중산층이 가장 선호하는 미남 배우 겸 감독 1937년 캘리포니아 주 산타 모니카 태생. 콜로라도 대학에서 아마추어 야구 선수로 활동했지만 음주문제로 퇴출당하고, 대학 졸업 후 프라트 예술연구소에서 그림을 전공한 뒤 유럽에서 무명 화가로 잠시 활동한다. 뉴욕 아메리칸 드라마 예술 아카데미를 이수한 후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모를 바탕으로 TV와 연극에서 경력을 쌓아 나간다. 조지 로이 힐 감독의 서부 무법 영웅을 묘사한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 1969>에서 선댄스 키드 역을 맡아 출세 가도를 달리게 된다. 이어 <추억The Way We Were, 1973> <스팅The Sting, 1973> 등으로 할리우드 최고 흥행배우 타이틀을 부여받는다. 1980년 재능 있는 후배 영화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유타 주에 선댄스 연구소를 설립해서 연례 영화 축제인 ‘선댄스 필름 페스티벌’을 개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권위 있는 독립영화 축제로 성장시킨다. 미국 중산층의 문제점을 노출시킨 <보통사람들Ordinary People,1980>로 감독 데뷔를 선언. 이 작품으로 1981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타내는 저력을 발휘한다. 또한 브래드 피트를 발굴한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rough It,1992>과 미국 공영 퀴즈 방송에서 자행되는 비리를 꼬집은 <퀴즈 쇼Quiz Show,1994>로 상당한 연출력을 갖고 있는 재능꾼임을 입증시킨다. 1970년대 폴 뉴먼과 팀워크를 이뤄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할리우드 ‘버디 무비’장르 붐을 이끌어냈던 주역이 로버트 레드포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