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名文시리즈/'三代'중 한 문장

鶴山 徐 仁 2006. 2. 2. 01:12
“여러 문장 같으면서 사실은 한 문장으로 이뤄진 기막힌 글”
廉想涉   
 편집자 注: 이 글은 1921년 ‘개벽’지를 통해 ‘표본실의 청개구리’로 문단에 나온 작가의 장편 대표작이다. 아래 글은 김진국 교사가 발췌한 것이다. 金교사는 이 글이 “여러 문장 같으면서 사실은 한 문장으로 이뤄진 기막힌 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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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기는 안마루에서, 내일 가지고 갈 새 금침을 아범을 시켜서 꾸리게 하고 축대 위에 섰으려니까, 사랑에서 조부가 뒷짐을 지고 들어오며 덕기를 보고,
 “얘, 누가 찾아왔나 보다. 그 누구냐? 대가리꼴 하고….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는 거야. 친구라고 찾아온다는 것이 왜 모두 그 따위뿐이냐?”
 하고 눈살을 찌푸리는 못마땅하다는 잔소리를 하다가, 아범이 꾸리는 이불로 시선을 돌리며, 놀란 듯이
 “얘, 얘, 그게 뭐냐? 그게 무슨 이불이냐?”
 하며 가서 만져 보다가,
 “당치 않은 삼동주 이불이 다 뭐냐? 주속이란 내 낫세나 되어야 몸에 걸치는 거야. 가외 저런 것을, 공부하는 애가 외국으로 끌고 나가서 더럽혀 버릴 테란 말이냐? 사람이 지각머리가…”
 하며, 부엌 속에 죽치고 섰는 손주며느리를 쏘아본다.…
 
[ 200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