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몇몇 언론에 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Edelman Trust Barometer)가 발표됐습니다. 에델만 코리아 보도자료 제목은 ‘한국 여론주도층, 정부에 대한 신뢰 낮고
언론에 대한 신뢰는 높아’입니다. 언론이 좋아할만한 제목을 뽑았더군요. 보도자료 중 해당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번
조사결과, 한국 응답자 중 29%만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답해 중국(83%), 일본(41%), 미국(38%)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한
반면, 언론에 대해서는 중국(73%)과 브라질(53%)에 이어 높은 신뢰도(49%)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적으로 NGO와 기업이 높은
신뢰를 얻고 있고 정부와 언론은 낮은 신뢰도를 기록하는 추세 속에서 한국과 중국은 언론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다른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해당 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해선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에델만 코리아에 요청해서 받은 자료 중 조사방법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StrategyOne이란 회사는 에델만의 계열사(혹은 관계사)로 리서치
기관이라고 합니다.
'이번 조사는 전세계 여론주도층 2,000여 명과 25분 간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진행됐다. 미국 400명,
유럽 750명(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각각 150명씩), 중국 200명, 캐나다 일본 브라질 한국 각각 150명씩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모든 인터뷰는 StrategyOne이 2005년 10월 시행했다. 조사대상 여론주도층은 35-64세 연령대에 있는, 가계소득
75,000달러 이상으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자로서, 언론 경제 정책 이슈에 관해 높은 관심도와 참여도를 가지고 있다고 진술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한국 여론주도층 150명, 어떻게 조사했을까요
에델만 코리아 관계자 얘기를 종합하면,
자신들은 본사가 수행한 조사결과를 우리 말로 번역해 언론에 배포했을 뿐입니다. 한국 여론주도층 조사(Fieldwork)를 어떤 조사기관이
수행했는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지금 현재로선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포함해) 어떤 방법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아무도 모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언론에서 조사결과를 보도했습니다. 다들 '기사만 된다면...' 조사방법 정도야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한국 최고의 글로벌 PR 컨설팅사'답게 이런 점을 간과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에델만 코리아 보도자료는
“이번 조사결과가 이달 25-2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고 맺고 있습니다.
조사대상 150명은 너무 적은 숫자입니다. 이들이 한국 사회 여론주도층을 대표할 수 있도록 뽑혔을까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가계소득 75,000달러 이상으로, 언론 경제 정책 이슈에 높은 관심도와 참여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접촉했을까요.
설문지와 (조사대상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포함해) 자세한 조사방법을 알고 싶다는 메일을 24일 에델만 코리아 측에 보냈습니다.
본사에 연락해 결과를 알려주겠다는 답장 메일이 왔습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에델만 신뢰도 지표조사가 얼마나 믿을 만한가에 대해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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