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노을 / 詩 황순정/ 낭송 향일화
비릿한 갯 내음
저녁 무렵 서해안 선착장엔
멍게보다 붉은 노을꽃이
철조망에 걸린 꾸들한 생선의 슬픔되어
사라지지 않고
다시 열정은 꽃이 피고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내가
미친듯이 살아나
하늘과 바다가 하나되어 만나는 곳으로
불새되어 떠나면
사랑은 이렇게 붉게 오는 것인지도 몰라
마지막으로 몸부림치는 노을은
눈물같은 영혼 잠식 시키고
나 같은 바보도 사랑으로 뜨겁고
그 뜨거운 상처도 사랑으로 기억되는
못난 내가 다시 그리움으로 목 메이고
이젠 이별을 말해야 하나.
노을은 붉은 상처를 지니고
나는 뜨거움으로 손 놓아야 할 저녁 무렵
그대 등뒤에서 오늘은 목 놓아 울 수 있다면
그렇게 내 슬픔 다 쏟아주면
견딜수 없었던
철조망 강렬한 비애도
그 비릿한 갯내음마저 향기라고
내 가슴에 붉게 수 놓으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