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個人觀

밤을 지새는 길손

鶴山 徐 仁 2006. 1. 23. 03:59

 

 

        밤을 지새는 길손

        밤이 깊어 가도 마음은 낮과 같이 빛으로 가득하면 차라리 가벼운 맘으로 샐 수 있을 터인데 온누리 덮은 어두움의 장막으로 모든 걸 가렸는 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것 같다 어찌 낮은 낮대로 밤은 밤대로 제 갈 길 잃어버린 미아처럼 홀로 남겨져 헤매이나
        고독하고 외로운게 이렇게 무서운 걸 진작 알았으면 이 겨울 긴 밤을 지새우며 애태우진 않을 것을 눈 어두워 볼 수 없고, 귀 어두워 들을 수 없어서야 찾아 헤매며 애써 들으려 하는 가 모든 게 때가 있으니 지나 간 것들은 고이 접어두고 새로운 세상을 기억하며 배워야 하거늘 잃어버린 옛 것을 찾으려다 정녕 미아가 되려는 가 살을 태우듯 강열하던 오유월의 태양도 때가 되면 서산으로 진다는 걸 알았으면 이 밤이 다 가도록 제 갈 길 못 찾아 헤매이지 말고 남은 힘 모아서 가려진 장막을 거두어 들이자 한 낮의 햇 빛처럼 강열하진 않아도 서산을 넘어가는 해도 이쁜 노을 속에 저 나름의 아름다운 자태를 지녔으니 밤을 새워 어두운 밤 길 헤매이지 말고 지나 온 길을 되돌아 보지 말자 아직도 가야 할 길 얼마나 먼질 모르는 데 어이해 홀로 머물러 밤을 새울거냐 잠시 가는 길 어두워 고생 길 되어도 박차고 나서 쉼 없이 가다 보면 길동무 되어 줄 반가운 길손도 만날 터인 것을 이리 넋 잃고 앉았어야 남은 길 어찌 갈가
        어혀 이 밤이 새기 전에 어서 툭툭 털고 일어나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