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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목표' 과학자 11명 선정

鶴山 徐 仁 2006. 1. 14. 16:23
황우석 신화는 무너졌지만 이들이 있기에 …
'노벨상 목표' 과학자 11명 선정 … 최대 20억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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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계가 다시 '희망 찾기'의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더 이상 '황우석 신화'가 스러진 것을 안타까워만 하고 있을 수 없다.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을 만한 과학자를 선정해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국가석학(스타 패컬티.Star Faculty) 지원사업이 본격화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3일 제1차 국가석학 지원사업 대상자로 물리.화학.생물학 등 세 개 분야 과학자 11명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물리학 분야에 김대식(서울대).김진의(서울대).이수종(서울대).이영희(성균관대).장기주(한국과학기술원) 교수, 화학 분야에 김동호(연세대).김성근(서울대).백명현(서울대) 교수, 생물학 분야에 고재영(울산대).권병세(울산대).정진하(서울대) 교수 등이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낮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2층 국무위원 식당에서 이들과 오찬을 하면서 "우리 과학계에도 탁월한 과학자들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이들에게는 개인 연구비로 앞으로 5년간 매년 2억원(이론 분야는 1억원)의 연구비가 지급된다. 필요할 경우에는 5년을 연장해 최장 10년 동안 최대 2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한다. 지금까지는 정부 지원 개인 연구비가 연간 5000만원을 밑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액수다.

게다가 이들은 정부 연구비를 받게 되더라도 연구 과제를 본인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이들은 3대1의 경쟁률에 5단계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핵심 심사 기준은 과학기술인용색인(SCI) 저널에 실은 논문의 피인용 횟수였다. 그동안 쓴 논문의 양보다는 질을 따진 것이다.

김진의 교수가 4937회로 가장 많았고 고재영 교수 4565회, 이영희 교수 4156회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보통 5000회 정도의 SCI 피인용지수를 보여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에 선정된 국내 과학자들도 그 수준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내년엔 수학.지구과학으로 지원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며 2010년까지 총 50명의 국가석학을 육성할 계획이다.

김남중 기자 <njkim@joongang.co.kr>  
  2006.01.14 05:40 입력 / 2006.01.14 06:50 수정

 

 

 

[중앙포럼] 치명적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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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 사태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가장 큰 의문점은 황 교수 팀 연구원들의 태도였다. 특히 12일 황 교수의 기자회견장에 연구원 20여 명이 배석해 울먹이는 장면은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연구원들도 줄기세포가 있다고 믿었고, 그래서 황 교수를 계속 따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조사위는 10일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에 대해 '조작'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황 교수가 조사위의 결론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그동안 황 교수의 행태로 볼 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연구원들이 기자회견장에 배석하고, 울먹이기까지 하는 모습은 이해하기 힘들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논문에 허위 데이터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논문) 조작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허위 데이터는 사용했지만 논문은 조작하지 않았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다. 물론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됐고, 원천기술은 갖고 있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바꿔치기 부분은 검찰 수사에서 가려질 것이다. 그러나 줄기세포 바꿔치기나 원천기술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즉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황 교수의 논문 조작은 이미 '학문적 범죄행위'로 판결이 내려졌다. 사이언스도 황 교수의 논문을 모조리 취소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구원들은 황 교수 곁을 떠나지 못하고 황 교수의 '억지' 기자회견에 배석했다. "황 교수가 국민에게 동정을 사기 위해 학생들을 동원해 쇼를 했다"며 실험실의 보스에게 끌려나온 연구원들의 처지를 동정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연구원들이 과학자라면, 또는 과학자를 지향한다면 황 교수와 달리 '논문 조작'이라는 명백한 잘못을 깨닫고 인정하면서 황 교수의 주장을 외면해야 정상인데, 그렇지 못한 것은 과학적 사고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리더십 전문가인 미국 피터 드러커 경영대학원 진 립먼-블루먼 교수는 '독성이 강한 치명적(toxic) 리더'의 해악 중 하나로 이런 현상을 꼽는다. 치명적인 리더는 마력으로 많은 사람을 호리면서 조직과 사회에 해악을 불러오는 사람이다. "치명적 리더가 쓰고 있는 가면이 공개적으로 벗겨지기 전까지는 그의 카리스마가 지지자들의 눈을 멀게 한다"고 립먼-블루먼 교수는 지적한다. 지지자들은 치명적 리더의 명백한 결함까지 못 본 척 무시할 때가 많다는 얘기다.

그는 독성이 없던 리더가 치명적 리더로 변해가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한다. 성공을 기대하기 힘든 계획, 결점이 많은 계획을 떠받치기 위해 점차 자신의 성과를 과대포장하고, 급기야 자신의 진의를 숨기게 된다는 것이다. 치명적 리더는 또 지지자들을 단결시키기 위해 외부의 적을 설정하는 경향이 있다.

황 교수 사태는 아직 진행형이다. 많은 사람이 복제 개 스너피 등의 성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황 교수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된 이후 황 교수가 보여준 행태는 독성이 강한 치명적 리더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과학자와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우리 사회가 황 교수에 대한 미련을 하루빨리 버려야 하는 이유다. 그보다는 또 다른 치명적 리더에게 홀려 있는 것은 아닌지, 치명적 리더가 싹틀 소지는 없는지 주변을 살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선 리더의 카리스마에 눈멀지 않고, 사소한 잘못이라도 발견될 때마다 곧바로 그에 걸맞은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

이세정 정책사회부 차장  
  2006.01.13 20:33 입력 / 2006.01.14 06:29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