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A씨는 40대 직장인이다. 몇 년 전부터 목덜미가 뻣뻣하고 양 어깨는 천근이 달린 것같이 무겁고 아파왔다. 병원에 가서 약도 먹어보고 어깨 근육에 주사도 맞아 봤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있었다. 용하다는 안마사에게 비싼 돈 주고 이른바 경락치료라는 것을 몇 개월 받아 보았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않았다. 몸이 항상 무거우니, 짜증만 늘고 인생이 왜 이리 고달플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
A씨가 앓고 있는 질환은 ‘근막통증증후군’으로, 근육이 지속적으로
뭉쳐 있어 생기는 병이다. 허리가 삔 것도 아닌데 이유 없이 뻐근한 경우,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어깨가 뻐근하고 목덜미가 당기는 경우, 담이
들었다고 호소하는 경우의 대부분이 바로 이 근막통증증후군이다.
근육이 뭉친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결(근섬유) 일부가 띠처럼
단단해지고, 혈액순환이 잘 안 돼 허혈(虛血) 상태가 된다. 이로 인해 통증 신경을 자극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돼 통증이 생기거나 그로 인해
근육이 더 뭉치는 연쇄반응이 일어난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전신 근육에 다 올 수 있는 병이지만, 특히
목덜미, 양 어깻죽지, 등의 근육 등에 잘 생긴다.
근막통증증후군의 원인은 현대인의 반복되는 과도한 긴장과 부적절한
자세이다. 이것은 특정 자세에서 근육의 긴장이 지속되는 컴퓨터 작업과 자동차 운전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난다.
또 다른 요인은 몸의 예민성인데, 같은 상황에서도 쉽게
과민해지고 긴장을 잘 하는 사람들이 더 잘 걸리게 된다. 몸이 예민한 사람들은 소위 열을 잘 받고 혈압도 쉽게 올라가며, 조금
기다린다든가, 주위가 지저분하다거나, 약속시간에 늦어지면 몸이 매우 불편해진다.
근막통증증후군 치료법에는 뭉친 근육을 풀려고 하는 대증치료(증세를 경감하는 치료)와 아예 뭉치지 않게 하는 원인치료가 있다.
대증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통증마취주사, 물리치료, 마사지 등이
있다. 어느 방법이나 뭉친 근육을 푸는 효과는 좋으나 원인이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다시 재발하는 단점이 있다.
원인치료법은 ‘치료를 받는다’기보다는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기는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된다. 그 방법으로는 뭉친 근육 스트레칭, 평소에 운동하기, 손수 운전 덜 하기, 컴퓨터 작업시 과도한 긴장 안
하기 및 몸을 둔감하게 하기 등이다.
근육을 뭉치지 않게 하기는 평소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과도한 긴장 속에서의 생활을 그대로 유지해서는 근막통증증후군은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다른 고통스러운 질환과
함께 내 몸의 일부가 될 수밖에 없다. 간단히 말해서 손수 운전을 하지 않고 지하철로 출퇴근만 해도 많은 것을 고칠 수 있다는
뜻이다.
운전을 하게 되더라도 평소보다 10분 정도 느리게 운전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끼어들기에 양보하고, 가능한 한 추월을 하지 않으며, 미리 스스로 정한 속도를 넘지 않는 연습을 하면 된다.
이런 걸 다 지키더라도 10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도 긴장이 느껴질 경우, 잠시 작업을
쉰다든지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이 뭉치지 않게 하는 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