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때 시체 깔린 밤톨 빼내먹기도… 그런게 다 연기에 묻어나는 거예요”
“연기도 조연, 시상 때도 늘 들러리 그놈의 賞, 원망 참 많이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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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봉’이 철없어 보이지만 한평생 첩으로 불쌍하게 산 사람이에요. 남의 것 욕심내지 않고, 사랑도 나눌 줄 알아요. ‘장밋빛 인생’이
어디 따로 있나요. 제 눈에는 미스 봉이야말로, 장밋빛 인생을 사는 사람으로 보여요. 나도 그런 태도를 배우려고 했다니까.”
코믹 캐릭터로 급선회했지만, 감칠맛 나는 연기는 그대로였다. “경험만한 연기는 없어요. 흉내는 아무리 잘 내도 어색하기 마련입니다. 저요?
전쟁 때 시체에 깔린 밤톨 빼내 먹고, 나무껍질 긁어 먹었어요. 그런 게 다 연기에 묻어나는 거예요.”
김씨의 단골 배역 ‘과부’도 같은 선상에 있다. 음악을 했던 김씨의 남편은 폐병에 걸려 고생하다 20여년 전 저 세상으로 갔다. 그녀가
연기 활동을 접지 않았던 건 연기에 대한 열정 때문만은 아니었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라도 연기를 멈출 수는 없었다.
김씨는 ‘걸어다니는 사투리 사전’이다. 그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드라마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하면 토박이들조차 ‘토종’으로 속을 정도.
미스 봉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였다. “사투리는 제게 생활입니다. 지방 촬영 갈 때마다
시장을 꼭 둘러봅니다. 사람들 얘기하는 것 듣고 머릿속에 저장해 두죠. 그렇게 머릿속에 입력된 사투리 테이프만 수만 개는 될 겁니다.”
1954년 ‘시집가기 싫어’ 극단 생활을 시작했던 이 노(老) 배우는 이제 ‘연기 관두기 싫어’ 대본에 파묻혀 산다. “이제 제게 주어진 세월이
많지 않습니다. 남은 세월 열심히 연기하고 가려는 생각, 오직 그 마음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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